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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The Salmon of Doubt, 더글라스 아담스


0.

더글라스 아담스의 유작.. 이라기 보다는 사후 발간된 마지막 책.

더글라스 아담스의 컴퓨터와 파일들에서 추려 낸 원고들을 엮은 책으로 대부분 에세이나 기고문, 칼럼, 인터뷰들이고 마지막 4분의 1 정도만 더크 젠틀리 미완성본 소설이다. (사실 이것도 세 가지 다른 폴더들에 있던 걸 짜집기한 거라 원래 어떻게 전개되었을 지는 알 수 없다. 쓰다보니 히치하이커에 더 맞아서 히치하이커 시리즈로 낼까 생각중이라던 인터뷰가 여러 번 있었다)

원래 에세이는 거의 안 읽는데 워낙 웃기다보니 낄낄대기도 하고 빵터지기도 하며 읽었다.

읽다 보니 더욱 더 작가가 좋아지면서 일찍 죽은 게 너무 너무 아쉽고 안타깝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들은 다 일찍 죽었.. 필립 K 딕 53세, 스티그 라슨 50세, 더글라스 아담스 49세.
그나마 필립 K 딕은 책이라도 많이 써 놨지 스티그 라슨은 늦게 시작해서 세 권 밖에 못 써, 더글라스 아담스는 딴 짓 하느라 몇 권 못 써..)

이 책을 읽다보면 더글라스 아담스의 유머는 인간과 사물과 사회와 기술에 대한 깊은 통찰과 혜안을 바탕으로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1.

더글라스 아담스는 키가 196센티의 장신이었는데 어릴 때부터 컸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 소풍을 가면 선생님들이 “시계탑 아래서 모여” “동상 아래서 모여” 따위가 아니라 “아담스 아래서 모여” 라고 했다고..


초중고가 결합된 학교를 다녔는데 5학년까지는 계절에 상관없이 짧은바지를 입었다.
아담스는 키가 선생님들보다도 큰데 짧은바지 입는 게 너무 민망해서, 엄마가 학교에 예외를 적용해달라고 여러 번 부탁을 했지만 학교측에서는 6개월만 참으라며 들어주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입고 다녔다.

드디어 2주 후면 긴바지를 입을 수 있게 되어 교복 가게에 긴바지를 사러 갔는데


맞는 사이즈가 없음..


Aㅏ...


어쩔 수 없이 주문 제작했는데 6주 걸림..
결국 혼자서 짧은바지를 4주간 더 입음..

그 외에도 어린 시절의 일화들이나 다른 재미있는 일화들이 많다.


2.

더글라스 아담스는 테크놀로지에 관심이 많다. 애플 빠돌이였..

어쨌든 H2G2 라는 웹사이트도 만들고 90년대 말 인터뷰나 기고문들을 보면 기술에 대한 얘기가 많은데, 그 중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 이런 게 생길 것 같다; 이렇게 될 것 같다 한 것들이 지금 실제로 이루어진 것들이 꽤 많다.

역시 탁월한 분석과 통찰과 혜안.. 정말 완전 대박 천재 .

아마 아직 살아있었으면 세계 유수 기술기업들의 어드바이저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3.

Young Zaphod plays it safe

젊은 시절 자포드의 일화를 그린 단편인데 이것도 엄청 웃김.. 난파되어 어떤 행성의 바다에 처박힌 우주선을 구하러 갔는데


(스포)


여기엔 엄청 위험하지만 안전장치가 완벽하게 되어 있는 물품들이 많이 실려 있다. 그래서 안전하게 회수하려고 갔는데 그 중 하나가 탈출한 것을 알게 됨.




(강력스포)





그 위험물품은 인간과 똑같이 생긴 휴머노이드인데, 악의적이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엄청나게 위험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무슨 일을 저지를 지 모른다.

우주선에 타고 있던 세명 중 하나가 탈출해서 Zz9 plural Z alpha (지구가 속한 영역)으로 행하고 있는데 그의 이름은


레이건..
(로날드 레이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