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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생활

[호주 생활] 호주에 살면서 생각나는 한국 음식

​1.

시드니는 항구 도시라 해산물이 싱싱하고 쌀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생선회와 해산물에 환장하는 나로선 매우 아쉬운 일이다.

일단 종류도 많지 않고 신선하지도 않고 무엇보다 싸기는 커녕 매우 비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1위 간장게장 2위 꽃게찜 3위 생선회인데,
간장게장과 꽃게찜은 직접 하지 않는 한 호주에서는 먹을 수 없는 음식이고
생선회도 기껏해야 연어 참치 킹피쉬 정도나 먹을 수 있는데 그나마 제대로 된 것도 거의 없다.

그래서 한국에 가면 생선회와 간장게장은 거의 꼭 먹는 편이다.

최근에 알게됐는데 이스트우드에는 거의 한국 일식집에 준하는 수준의 생선회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이스트우드 역 바로 앞에 있는 후쿠야라는 곳인데 한국처럼 종류가 다양하지도 않고 스끼다시도 없지만 그래도 호주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감동적인 수준의 생선회를 제공한다.

생선회가 싸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 아래 스페셜 사시미가 2인분인데 80불.



단점은 규모가 작고 손님이 많아서 예약을 해도 한시간 안에 먹고 나가야 한다는 점, 현금만 받는다는 점, 술을 안 판다는 점이다.

회를 먹으면서 술을 안마신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밖에서 술을 사 가지고 간다
(와인잔은 줌. 저 레드와인은 에러. 화이트 와인을 사왔어야 했는데... 우리만 레드와인 먹고 있었음).

아마 간장게장과 꽃게찜은 호주에선 무리겠지.

2.

소고기는 호주가 매우 싸고 맛있다. 한국식으로 구워먹을 수 있는 식당들도 많고 집에서 구워 먹어도 되니까 이건 아쉽지 않다.

우리 동네 한국 바베큐 식당. 반찬도 많이 나오고 웬만한 한국에 있는 식당들보다 맛있음.



고기는 아쉬울 게 없으나 한국식 치킨은 아쉽다.
하지만 이것도 그닥 어렵지 않게 먹을 수는 있다. 물론 다양한 브랜드 치킨은 없어서 한두 군데 맛으로 만족해야 하지만.

한국에 있을 땐 일주일에 한번은 꼭 치킨을 시켜 먹었었는데
이상하게 한국에 가면 치킨은 잘 안먹게 된다.

요즘은 근처=집에서 2-30분 거리에 치킨집이 무려 두개나 있어서 금요일 퇴근하는 길에 들러서 사가지고 올 때가 많지만,

집 근처에 치킨집이 없을 때는 한국에 가면 꼭 치킨을 먹어야지 했었는데

막상 가면 치킨은 안 먹고 오곤 했었다.

생각은 나지만 가면 안 먹게 되는 이상한 음식.

3.

떡볶이 튀김 순대.

분식 종류는 파는 데도 거의 없고 특히 순대는 진공포장 제품이 있기는 하지만 별로 맛이 없다.

떡볶이는 집에서 자주 해먹고 튀김은 푸드코트 같은데서 많이 팔긴 하지만 포장마차나 마트에서 파는 오징어 튀김같은 건 없다.

포장마차에서 파는 순대와 간을 좋아하는데, 그런 건 있을리가 없고
가끔 진공포장된 순대를 사서 순대볶음을 해먹곤 한다.

순대와 튀김 떡볶이도 한국에 가면 한번씩은 꼭 먹고 온다.

4.

나 뿐만 아니라 남편도 그렇고 다른 한국사람들도 많이들 이상하게 생각난다고 하는 음식은
탕수육과 짜장면이다.

호주에서는 거의 집에서 밥을 해먹어야 하니 한식은 집에서 매일 먹어서 그런지 몰라도, 참 이상하게 한식보다 짜장면 탕수육이 더 생각난다.
이게 MSG의 위력인건가.

그래서 한국에 가면 탕수육 짜장면도 꼬박 꼬박 먹고 온다.

호주에도 한국 사람이 하는 중국집이 있긴 하다.
예전엔 한인타운에 가야 먹을 수 있었는데
요즘엔 집 근처에도 생겨서 가끔 먹으러 가거나 사가지고 와서 먹는다. 맛도 웬만한 한국의 배달 중국집보단 낫다.

5.

눈꽃빙수.

원래 팥빙수를 그닥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재작년부터인가 눈꽃빙수를 처음 맛본 후로는 완전 꽂혀서
그해에는 밥대신 빙수를 먹은 적이 몇번 있었다.

보통 출장가면 귀찮아서 밥먹으러 멀리 안가고 호텔 주변에서만 먹는 편인데
눈꽃빙수 먹으러 버스 두번 타고 간 적도 있었다.

더럽다고 고발당했다던데, 어떤 제보에 의하면 안 더러운 체인점이 있다고;;; 이름을 까먹었지만 다음에 여름에 가게되면 또 꼭 먹어야 한다.

6.

크림 파스타

내가 한국에서 알고 있던 크림 파스타와 까르보나라는 아마도 정통이 아니었나보다.

여기 와서 이태리 사람이 하는 식당에 가봐도 크림 파스타는 느끼하고 뻑뻑한데다
종류도 한정되어 있어 보통 식당에 한가지, 많아야 두가지 종류밖에 없다.

까르보나라는 크림이 아니라 계란으로만 하는거라고 하는 충격적인 얘기도 듣고;;;

내가 식당 운이 없었던 건지 몰라도 여기서 크림 파스타나 까르보나라를 시켜서 맛있게 먹은 적이 한번도 없다. 크림 파스타를 시키는 사람도 많이 못 봤고.

이태리 사람들은 면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면 맛을 가리는 크림 소스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는 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한국식 크림 파스타가 좋을 뿐이고.. 그래서 이것도 매번 먹지는 않지만 두번 갈 때 한번 이상은 먹는 편이다.

그 외에는.. 삼겹살 정도? 근데 막상 한국에 나갔을 때 삼겹살 먹으러 간 적은 없는 듯.

아 그리고 제사음식도 좀 생각난다;;; 특히 전이나 부침개 종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