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호주는 모든 공산품이 저품질 고가격이지만 그 중 최고는 아마도 의류일 것이다.
그래서 코튼 온이나 타겟따위에서 10-20불 짜리 티셔츠 쪼가리 외에는 5년간 제대로 옷을 사본 적이 없었다.
물론 출장을 자주 가다 보니 굳이 비싸고 후진 옷을 호주에서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한데,
특히 한국에서는 인터넷이나 길거리의 옷들도 호주의 고가 브랜드보다 훨씬 예쁘고 품질도 좋아서 패션의 불모지인 호주와는 비교체험 극과 극 수준이다.
2.
그러다보니 호주에서는 어떤 브랜드가 좋고 나쁜지 조차도 잘 모르고 오로지 아는 거라곤 코튼온과 탑샵..
이번에 한국에 갔다 오면서도 옷을 좀 사오긴 했지만 계절이 반대라 당장 필요한 옷을 사기는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좀 있으면 생일인데, 보통 생일 선물은 전자기기로 받고 있지만
이번에는 받고 싶은 게 딱히 없어서
그냥 옷을 사기로 했다.
집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맥쿼리 쇼핑센터가 요즘 새단장을 하기도 하고 H&M, 자라, 유니클로 등 새로운 브랜드들이 들어오기도 해서 한번 구경삼아 가보려다가
사람도 미어터진다 하고 귀찮기도 하고 시간도 별로 없어서 그냥 맨날 가는 동네 쇼핑센터에 갔다.
3.
지나가면서 종종 볼 때 괜찮은 것 같았던 witchery 도 막상 가보니 별거 없고
백화점엘 가도 진짜 무슨 우리나라 같으면 시골 장터 수준의 디스플레이에 정말 살 게 없어서
포기하고 돌아가려다 마지막으로 들러 본 Sportcraft.
다른 호주 브랜드들과는 많이 다르고 유니클로나 갭 같은 디자인의 옷들이 많다.
물론 호주는 저품질 고가격 정책이므로 가격은 유니클로의 두세배 정도 된다.
그렇게 생각하니 왜 여기서 샀는지 의문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100년 전통 호주 브랜드라고..
호주인들 보다 아시안들에게 더 맞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디자이너가 한국이나 일본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사진을 찍어놓고 보니 참 볼품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입으면 나름 괜찮다 ㅠㅠ
바지가 149.95, 짧은 팔 남방 119.95, 긴팔 남방 139.95, 날다람쥐 니트 159.95
한국에서라면 이정도는 반의 반 값이면 샀을텐데 =_=
그래도 어쨌든 호주에서 처음으로 내 스타일의 옷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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