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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필립 K. 딕

[필립 K. 딕] Martian Timeslip

​읽은 지가 언젠데 이제서야..

가지고 있는 필립 K 딕의 장편들을 작품이 나온 순서대로 읽고 있는데,
뒤로 갈수록 점점 재미있어진다.
스캐너 다클리는 더 후기작이지만 재미없었는데.
너무 심오해져서 그런가.​​


스포가 될까봐 되도록 내용은 안 쓰려고 했었는데
할말이 없어서 그냥 좀 써버리는 걸로.

​아래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나중에 책을 읽을 분들은 지나치시길.

​(사실 나는 추리소설도 뒤부터 보는 사람이라 스포일러 매우 좋아한다. 찾아다니면서 봄)

화성에서의 새삶을 꿈꾸며 이주한 개척민들은 물부족 자원부족 모든 것의 부족으로 꿈꾸던 미래와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다.
주인공 잭 볼렌은 (물자가 부족한 화성에서는 매우 중요한) 기계 수리 기술자인데, 지구에 있는 부동산 투자 전문가인 아버지가 화성에 땅을 보러 오겠다고 -_- 한다.
화성은 투자가치가 없다고 해도 아버지는 바득바득 우겨서 결국 오기로 한다.

볼렌의 옆집에 사는 노버트 스타이너는 지구에서 몰래 들여온 물품들을 갖다 파는 암거래상인데, 자폐증이 있는 아들이 하나 있다.
화성에서는 모든 장애아들은 특수캠프에서 살며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이 특수 캠프가 곧 없어질 예정이라 노버트 스타이너는 고민이다.

강력스포 경고





보지마시오.





경고했음.






​​노버트 스타이너는 특수캠프에 가서 아들을 만나고 온 후 근처 펍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갑자기 나가서 달려오는 트럭에 뛰어 들어 자살한다;;;;;;

아 놔 황당해서 진짜.

이 때까지만 해도 노버트가 두번째 주인공쯤 되는 줄 알았던 터라 멘붕 --;;
트럭에 뛰어들었다고 했을 때도 죽지는 않고 다치기만할 줄 알았는데 다음 장을 읽어보니 죽었다고 =_= 허허허허허허
PKD의 소설에 자살은 거의 안 나오는데...그래서 충격.

어쨌든 그래서 노버트의 아들 맨프레드 스타이너는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아니 (아니다의 아니가 아니고 Arnie) 코트는 거대한 기술자 조합의 탐욕스럽고 거만한 우두머리인데 잭 볼렌의 회사로부터 볼렌을 임대한다.
맨프레드에게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아니 코트는, 맨프레드와 소통할 수 있는 기계를 볼렌에게 제작하라고 한다.

볼렌의 아버지가 사려는 땅은 알고 보니 대규모 개발 계획이 있는 지역이다. 아니 코트가 맨프레드를 통해 나중에 이걸 알아내고 땅을 사려고 하지만, 볼렌의 아버지가 이미 땅을 사고 표식을 박아놨던 터라 한발 늦었다.

맨프레드가 미래를 볼 수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시간을 넘나들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자, 아니 코트는 맨프레드와 함께 그 땅으로 가기로 한다. 여자친구인 도린과 볼렌을 구조대원으로 데리고.

맨프레드를 통한 시간 이동과 환각이 주변 사람들에게 진행되면서, 시간 이동으로 인해 실제 일어나는 일인지 맨프레드의 정신세계에 지배를 받아 겪는 환각인지는 알 수 없다.

아니 코트는 시간을 되돌려 먼저 땅을 선점하려고 하지만 실패한다.
​포기하고 돌아가려는 중 아니 코트를 쫓던 암거래상이 - 노버트의 직원이었다가 노버트의 죽음으로 사업을 이어가게 됐으나 아니 코트의 방해로 망해버린 - 아니 코트를 죽인다.
아니 코트는 죽는 다는 걸 자각하지 못하고 끝까지 맨프레드의 환각 속에 있는 걸로 생각하면서 죽는다.

맨프레드는 시간 여행으로 할아버지가 된 후 다시 젊어지지 않는다. 뭐가 어떻게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중요한 줄거리는 이렇다.
(뭐가 중요한지 잘 구분을 못하기 땜에 매우 편향된 줄거리...)

줄거리보다는 사실 시간 이동으로 계속 반복되면서 조금씩 변하는 상황과
잭 볼렌 (예전에 정신병을 앓은 경력이 있음) 의 과거와 현재의 환각,
맨프레드의 정신세계와 다른 사람들이 거기에 지배당하는 디테일들이 진짜 재미있다.

그러니 스포일러를 봤어도 책을 읽어도 된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