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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영국 2015.09

[영국여행] 18. 셰익스피어즈 글로브, 테이트 브리튼

​런던 2차 셋째날.

1.

셰익스피어가 일하고 공연하고 투자했던 글로브 씨어터를, 남아있는 자료와 추측에 의거해 재건한 셰익스피어즈 글로브 Shakespeare's Globe.

가이드 투어를 12시까지만 한다고 해서 일찍 일어나서 부랴부랴 밥먹고 서둘러 나왔다.

극장 외관.


배우들 중 하나인 것 같은데, 코스프레한 가이드가 나와서 연극톤으로 가이드를 한다.

돈 내고 가이드 투어 다니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었는데, 이것도 그렇고 메리 킹스 클로즈도 그렇고 내는 돈 이상의 가치를 하는 것 같다.

우리는 운좋게 리허설 하고 있는 중에 투어를 했기 때문에 내부 사진은 못 찍었는데, 대신 세계 각지에서 모인 배우들의 오디션을 볼 수 있었다.

각자 다른 작품에서 모놀로그를 선택해 돌아가면서 오디션 받고 교정 받고 하는 거였는데,
난 잘 모르지만 다들 잘 못한다고 --;;;

극장 관련 연대기.


재미있는 일화가 많았는데, 원래 엘리자베스 시대에는 연극이 지금처럼 조용하고 예의 차리는 분위기에서 하는 게 아니고
관객들이 술먹고 장단 맞추며 야유하고 떠들고 막 배우들한테 말걸고 --;; 그런 시장바닥 같은 문화였다고 한다.
그리고 극장 안에는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그냥 그자리에서 해결... ㅡ.,ㅡ

극장은 아래 모형처럼 가운데 천장이 없는 구조인데, 무대 앞에 마당이 있고 거기가 제일 싼 자리, 원형 스탠드는 좀 비싼 자리, 그리고 무대 뒤쪽이 가장 비싼 자리였다.

무대 뒤의 사람들은 돈 많고 높은 사람들이라, 지위를 과시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걸 즐겼다고.


원래 극장이 있던 자리의 임대 계약이 끝나자 터무니 없는 값을 불러서 재계약을 못하게 됐는데, 땅 주인이 자기땅이니 극장도 자기꺼라고 주장했다든가 해서
땅 주인이 크리스마스 여행간 틈을 타 극장주가
야밤에 무리를 끌고와 이케아 플랫팩 가구처럼 극장을 분해해서 =_=
강 건너로 옮겨가 다시 지었다고 한다. ㅋㅋㅋ

셰익스피어는 새로운 무대 장치도 많이 고안해 냈는데, 한 번은 대포 소리가 나게 하려고 진짜 대포를 쏴서 --;;;
지푸라기로 된 지붕에 불이 붙어 극장이 무너졌는데
한명만 다치고 아무도 안 죽었다고 한다.

다친 사람은 다리 위로 불 붙은 지푸라기가 떨어졌는데
마시고 있던 맥주를 황급히 부어 불을 껐....

당시의 동네 모습 모형.
​​


극장 재건할 때 만든 모형.


이 재건 사업은 미국의 배우겸 연출가가 시작하고 후원금을 모아 진행했다고 한다. 영국 정부인지 런던 시에 요청을 했지만 들은 체도 하지 않아 개인적으로 사람들 모으고 돈 모아서 엄청 오래 걸려서 겨우 지었는데
결국 개관하기 4년전에 죽었다는 슬픈 이야기 ㅠㅠ
이름도 샘 워너메이커 Sam Wannamaker 다. 얼마나 만들고 싶었으면.;;;

2.

끝나고 나와서. 바로 앞에 페리 선착장이 있다.



점심은 근처 EAT에서 간단히. 영국엔 이런 건강 패스트푸드?? 점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EAT., Pret-A-Manger, Itsu 가 많은 것 같고 그 외에도 두세가지가 더 있었다. 맛도 나쁘지 않고 간단하게 먹기 좋다.


3.

밥을 먹고 나와서 테이트 브리튼 Tate Britain 에 가기로 했다. 페리로 가는 게 제일 가깝고 편해서 페리를 탔다. 근데 물이 너무 더럽고 페리 가격은 너무 비싸다.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웬만하면 페리는 안 타는 게 좋을 듯.


테이트 브리튼은 내부도 멋있다.


150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주로 영국 화가들의 그림들이 있는데, 1500년부터 1800년대까지는 그림이 다 거기서 거기 같...;;;

그래서 나는 대충보고 의자가 보일 때마다 앉아 있다가 현대 미술만 봤는데,
현대 미술만 보러 일부러 와도 될 정도로 괜찮았다. 오히려 테이트 모던보다도 더 좋은 듯.

에드워드 버라


뭔지모름.


내가 좋아하는 귀요미 그림들.


프란시스 베이컨 Francis Bacon.
​​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에 대한 웃기는 얘기 때문에 볼 때마다 웃기다.

(인터넷에 떠다니는 얘기인데,
어떤 사람이 어릴때 아버지가
"Knowledge is Power....Francis Bacon"
이라고 했는데 그걸 "Knowledge is power, France is Bacon" 이라고 알아들었단다.

십년 넘게 이게 무슨 뜻인지 도대체 둘의 관계가 뭘까 궁금해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Knowledge is power, France is Bacon" 이라고 말하면 다들 알고 있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누군가 "Knowledge is power" 라고 말하면 자기가 "France is Bacon" 이라고 덧붙여도
아무도 이상한 눈치는 주지 않고 다들 동의하곤 했다.

한번은 선생님에게 "Knowledge is power, France is bacon" 이 무슨 뜻인지 물어봤는데,
Knowledge is power 만 10분 넘게 설명해주고 "France is bacon" 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들었다 --;;
다시 "France is Bacon?" 이라고 질문 투로 물어봤는데 "yes" 라는 대답만...

12살 이후로는 더이상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아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는데, 몇년이 지나고 글자로 써져있는 걸 보고서야 깨달았다는.

길게 쓰고보니 다 아는 얘기인건가 --;;;)

어쨌든 또 프랑스는 베이컨.
​​​​


식빵으로 만든 침대. 진짜 식빵임 ;;;


그 외에도 재미있는 게 많다.


스누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