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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직장생활

[호주직장생활] 호주 IT 이야기 - 4. 야간 작업

1.

한국에서는 시스템을 설치 할 때 대부분 업무시간 외에 해야 한다.
어떤 시스템인지 어떤 영향이 있는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다만 업무 크리티컬 시스템의 경우 더 제약이 심할 뿐이다.

얼핏 보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신중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크리티컬한 업무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면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는데도
괜히 갑질하고 직원들 괴롭히려고 그런다.

2.

호주에서는 업무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면 대부분의 시스템 작업을 업무시간에 한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있겠는데 내가 지원하는 솔루션들은 대부분 다른 업무에 별로 영향이 없다.

그 중 진짜 전혀 아무 영향을 주지 않는 솔루션이 있는데
호주에서는 이 솔루션에 대한 설치는 물론 당연히 업무 시간에 하고, 업그레이드, 시스템 변경 작업 다 업무 시간에 한다.

한국에서는 무조건 설치는 밤에 해야 하고
데이터 센터는 낮엔 들어가지도 못하게 해서
다들 한국에 가는 걸 꺼린다.

한국에 출장 갔을 때 어떤 은행에서
주간에는 데이터 센터에 출입이 안된다고 해서 황당해 했더니
다른 나라는 안 그러냐고 하길래
호주는 안 그런다고, 업무시간에 들어갈 뿐 아니라 설치도 하고 다 한다고 했다.

자기네는 은행이라서 그렇다고 하길래
호주도 다들 은행 고객이지만 다 낮에 한다고 얘기해줬다.

3.

호주에서 야간 작업을 한 건 딱 한번 뿐이다.
내가 지원하는 솔루션 중 유일하게 업무시스템과 직결되는 솔루션이었다.

글로벌 회사인데 작업시간동안 신용카드 결제가 중단되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토요일 밤 11시부터 시작했다.

이런거야 작업 시간에 제한을 두는게 당연하다.
이런 작업할 때 야간작업 시킨다고 불평하지 않는다.
그리고 주말에 나왔으니 평일에 하루 쉬는 것도 당연하다.

한국은 출장갈 때마다 거의 야간 작업이다. 전혀 상관없는 시스템이라도.
운영중인 시스템이 아니고 신규 설치되는 시스템도 다 야간 작업이다.

한국에는 쓸데없이 사람 괴롭히는 문화가 있다.
다른 사람 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괴롭혀서
어떻게든 고생을 사서 하고 불필요한 고생을 시켜야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4.

직장 이야기를 하다보니 호주의 좋은 점만 얘기하는 것 같아서 다음엔 단점이 뭐가 있을까 한번 생각해 봐야겠다.

오랜만에 맑은 하늘. 아침엔 구름 한점 없더니 그래도 구름이 많이 생겼다.
회사 옥상에서 바라본 저어어어기 멀리 보이는 하버 브리지.


근데 춥다 ㅡㅜ 아직 한여름인데.
요즘엔 시드니 날씨가 멜번보다 안 좋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