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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타즈매니아 2014.07

타즈매니아 - 6. 호바트에서 비쉬노로, Bicheno by the Bay, 허탕 친 하루

호바트에서 비쉬노 (Bicheno) 로 떠나는 날. 비'체노라고 읽는 줄 알았는데 '비쉬노 (비에 강세) 라고 읽는다.
아침은 또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추천 많은 카페 Environs. 어제 갔던 카페 맞은 편에 있다.
Eggs Florentine. 에그 베네딕트와 비슷한데 베이컨이나 햄 대신에 시금치와 볶은 양파가 얹혀 있다. 어제 것 보다 소스는 더 맛있다. 그리고 프렌치 토스트. 커피 두 잔 포함 40.6불. 더럽게 비싸네 ㅜㅜ.


카페 전경


중간에 Orford라는 마을에 들르려다가 식당을 검색해 보니 Triabunna라는 곳에 갤러리 카페가 있길래 좋아 보여서 거기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막상 가 보니 아침도 너무 많이 먹어 배도 아직 안 고픈 데다 11시 반에 도착해버려서 그냥 커피만 마시기로 하고 들어갔는데, 종업원도 없고 화장실도 없어서 -_- 그냥 나왔다. 근처에 있는 공중화장실만 이용하고 그냥 비쉬노까지 가기로. 어차피 호바트에서 비쉬노까지는 두시간 남짓 밖에 안 걸린다.

Triabunna에서 한 15-20킬로 정도는 정말 정말 로드킬 당한 동물들이 많았다. 한 1킬로당 한 마리는 있었던 것 같다. 타즈매니아 여행 중 최고로 많이 죽어 있는 구간이었다. 산길도 아니고 논길 아니면 그냥 풀밭이었는데;;;

호바트에서 비쉬노 가는 길 어딘가. 구름 속으로. 멀리서 볼 땐 구름이 땅까지 깔려 있었는데 들어오고 나니 안개인지 구름인지 뭔가 공포 영화 분위기가 나고 스산한게 아주 장관이었다.






오늘의 숙소는 비쉬노 바이 더 베이 (Bicheno By the Bay). 원래 Beachfront Bicheno라는 모텔 비슷한 곳으로 예약했다가 여기가 평이 조금 더 좋고 인테리어도 좋아 보여 며칠 전에 급 변경했다. 꽤 넓은 리조트 안에 방갈로형 숙소가 대부분인데 방갈로들은 독채이고 원베드룸 투베드룸 스위트들이 많아 더 비싸다. 여긴 네 채 있는 모텔 스타일 스튜디오. 그래도 발코니도 있다. 그런데 안에 식당이 없는데다 뭐 먹으려면 차 타고 가야 해서 좀 불편했다.

비쉬노는 작은 마을이라 식당도 몇 개 없고 그나마 문을 매일 여는 곳은 더욱 드물다. -_-


방. 마감 임박해서 예약했더니 할인 폭이 컸었던 건지 110불. 인테리어는 괜찮았다. 그런데 나는 자연과 너무 가까운 숙소는 별로라.. 그냥 처음 모텔로 할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30불 싸게 했으니 그걸로 만족하기로.


욕실도 넓고 괜찮긴 했는데 히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웠다. 결정적인 단점은 온수 틀때마다 밖에서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청소기 돌리는 소리처럼 크게 들려서 밤에 엄청 시끄러웠다. 일찍 자는 건 포기해야 한다. 그래도 11시쯤에는 다 그치긴 했지만 사람 많을 때 늦게까지 샤워하는 사람 있으면 짜증 날 듯.


화장실과 샤워. 아니 욕실도 넓은데 샤워 부스 좀 만들어 놓지 왜 굳이 커튼으로..


욕실쪽에서 본 방


비치프론트 비쉬노에서 점심. 여기가 원래 묵으려고 했던 숙소에 딸린 펍 겸 식당이다. 근처에 괜찮은 식당이 여기 밖에 없다;;; 스캘럽과 샐러드. 콜라 2 포함 37불. 기대도 안했는데 둘다 완전 맛있었음. 타즈매니아에서 이때까지 먹은 점심 중에 제일 맛있었다.


원래 점심 먹고 나서 근처에 있는(줄 알았으나 사실은 40킬로미터나 떨어진) Freycinet 국립공원의 와인 글래스 베이에 가려고 했는데, 구글에서 처음에 검색했을 때 12킬로 떨어져 있다고 한 곳이 사실은 거기가 아니라는 걸 알고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안가면 후회할 것 같아서 가 보기로 했다. 망설인 이유는 이 때 시간이 이미 2시 반이 넘었었는데, 거기 가는 길이 야생동물 엄청 출몰 지역이라 해 떨어지면 로드킬 할까봐 무서워서..

어쩄든 후딱 다녀오자 하고 열심히 달려 달려 와인글라스 베이 룩아웃까지 갔다. Lookout 주차장에는 왈라비들이 마구 흩어져 있었다. 차가 오는데 움직이지도 않아서 내려서 훠이훠이 몰아내고 주차를 해야 했다.

거기에 차량 당 입장료를 내고 주차 찌라시를 적어 놓는 무인 주차 우체통;;;같은 게 있었는데 (봉투에 해당 금액을 넣고 밀봉 후 통에 넣고 쪽지를 뜯어서 차에 올려놓는 방식) 제일 짧은 게 24시간 패스... 근데 금액이 안나와 있... 자율 금액인가...뭐지.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하루 24불이란다. 우린 30분만 있다가 갈건데. 더럽게 비싸다. 근데 잔돈이 없어서 탈탈 털어 21불만 냈다. 설마 나중에 벌금 날아오진 않겠지.

어쩄든 돈을 넣고 Lookout에 가려고 지도를 보니..

응?

...

한 시간 걸어 올라가야 한다고.. 그것도 제일 짧은 코스가...털썩..

안 그래도 어두워질 까봐 허겁 지겁 왔는데 한시간 동안 산길을 올라갔다가 또 내려오면 완전 깜깜해 질 거였기 때문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포기를 하고 다시 되돌아 갔다. 주차비 괜히 냈다. 아까버 ㅜㅜ

Orford도 포기, Triabunna도 포기, 와인글라스 베이도 포기, 오늘은 그냥 이동만 한 걸로.

비쉬노 산책이나 하자 하고 숙소 앞에 있는 Whaler's Lookout이라는 곳에 가 봤다.

Whaler's lookout에서 본 풍경들.




저녁은 또 비치프론트 비쉬노에 가서 먹었다. 락사 앙트레와 치킨 스니첼과 맥주. 47.6불. 칩도 맛있고 락사도 괜찮았고 치킨스니첼은 먹어본 중 최고였음. 기대도 안했는데 이 식당 정말 괜찮다 ㅎ 트립 어드바이저에는 여기 모텔만 나오고 식당은 안나와 있던데.




오늘의 여행 경비

숙박 110

아침 40.6, 점심 37, 저녁 47.5, 바틀샵 12, 주유 49.86, 프레이시넷 국립공원 21

총 31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