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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생활

호주 이민 기록 - 0. 이민의 발단

0. 갑자기 기록이 남기고 싶어졌다. 이러다 또 언제 심드렁해질 지 모르는 일이지만.

결혼이 인생의 2막이었다면 이민은 3막 정도 되려나. 내 인생을 바꾼 가장 중요한 두가지 사건인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해외에, 정확히는 서양의 선진국에 나가 살고 싶었다. 유학이든 이민이든.
그렇다고 나의 꿈 이런 건 아니었고 그냥 막연한 동경 정도였지만.

졸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언젠가는 우리 꼭 이민이나 유학 가자고 말은 했지만 구체적인 계획도 없었고,
좀 지나서 다시 진지하게 얘기했을 때는 부모님때문에 갈 수 없다고 했다.

1. 그러다가 이명박이 당선되고, 뻔히 어떤 사람인지 알면서도 이루어질 수 없는 허황된 자기 욕심에 빠져 대통령으로 만들어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제 이 사람들에게는 희망이 없구나 생각했다.

3년 같은 3개월이 흐른 후 우연히 내가 호주 기술이민 조건을 만족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민 준비를 시작했다.
일단 영주권은 같이 신청하지만 처음엔 같이 가지않는 걸로 해서.
떨어져 사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났지만 여기서 살다가는 내가 죽을 것 같았다.

2. 대행사와 계약을 하고, 기술심사를 신청하고, 영어시험을 보고, 기술심사가 통과된 후
이제 영주권이 코앞에 있는 것 같았다.
보통 기술심사 통과 후 영주 비자를 신청하면 5-6개월 만에 나오던 시기였는데,
들떠서 거의 이민 가 있는 것 같은 상태가 될 때까지도 비자가 안 나오고 있었다.

아마 한 10개월 정도 걸린 것 같다 신청 후 비자 받기까지.
기술심사는 3개월 정도 걸렸고, 각종 서류 준비하는데 4-5개월 정도 해서
최초 이민 결심부터 비자 받는데 까지 1년 6개월.

그 동안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고 그 한 해는 시도 때도 없이 거의 매일 울면서 보냈다. 이민 가서 혼자 살 생각 하면서도 또 울고.

3. 영주권 받기 두 달 전에 이미 회사는 때려 쳤고, 영어 학원 좀 다니고 이것 저것 준비하면서 몇 달 보내다가 초기 입국을 했다. 둘이 같이 휴가 및 초기 정착 준비로 열흘 정도 있다가 남편은 가고 나만 남는 걸로.
그래도 다행인 건 그렇게 준비하는 동안 어느새
내가 자리 잡으면 남편도 일년 정도 후에 따라 들어오는 걸로 가족들에게 이야기가 되고 있었다.

이민 가방 두 개에 당장 필요한 짐들을 챙겨 드디어 호주로 날아왔다.

아무 의미 없는 초기화면 용 이미지..골드 코스트 근처 생츄어리 코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