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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생활

호주 이민 기록 - 8. 두번째 렌트

멜번에서 돌아온 후 몇 주 있다가 한국에 다시 같이 들어갔다.

집 팔러;;;

집이 내 명의로 되어 있어서 그런 것도 있고
이제 한국에 남아 있는 찌꺼기들- 국민연금이라든지 재산 반출 신고라든지 보험 해지라든지- 정리도 할 겸
어차피 12월 말에서 1월 초는 거의 노니까 휴가를 내서
열흘 정도 있다가 왔다.

난 눈 싫어하는데 어찌나 눈이 많이 왔던지.

그런데 4년 동안 눈을 안 보니 지금 보면 좀 반가울 것 같기도 하다. 지난 번 타즈매니아 가서 조금 보긴 했지만.

한국에 가기 전에 렌트를 알아보러 다녔다.
둘이 살기엔 좁기도 하고
한국에서 짐이 오면 둘 데가 없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

휴가철 시작하기 전에 골라야 해서 마음이 급했는데 이곳 저곳 기웃대다가 결국 못 찾고
한국에 갔다가 돌아온 다음에 다시 알아보기 시작해서
처음 왔을 때 묵었던 친구네 집 근처로 잡았다.

새 아파트라 렌트가 많이 나와 있었고
아시안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 쉽게 구했다. 방 두개 짜리 주당 550불.

그 때는 연봉도 지금보다 적어서 렌트비를 내고 나면 생활이 빠듯했다.
한달에 2500불 정도, 일년이면 28000불 이상을 집세로 내야 하는 데다 애도 없어서 보조금은 커녕 세금 혜택도 없으니.

어쨌든 그 이하로는 어차피 구하기도 힘들고 새 집을 보고 나니 낡은 집은 보기도 싫어져서 바로 계약을 하고

렌트를 구하고 몇 주 후에 한국에서 배로 부친 짐들이 왔는데...
털썩...


짐 푸는 데 몇 주 걸렸다. 그나마 그 때 남편이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 정리 했으니 그정도였지.

짐을 다 풀고 나서도 집은 여전히 발디딜 틈이 없었다.
혼자 살 때 샀던 침대도 퀸 사이즈, 한국에서 온 침대도 퀸 사이즈라
방 두개에 침대 하나씩 놓고 나니 나머지는 뭐;;;;

게다가 한국에서 쓰던 소파도 빅사이즈라 거실에 꽉 차고, 티테이블에 식탁에..

한국에서 가져온 티테이블이랑 이케아에서 산 식탁, 이베이에서 산 이케아 소파는 모두 호주나라에 올려 중고로 팔았다.

티테이블은 내가 좋아 하던 거였는데, 아깝다..

아파트는 새거라 무엇보다 깨끗해서 좋았고 디자인도 올 화이트로 괜찮았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호주도 새로 짓는 아파트들은 다 인테리어가 비슷 비슷하다.
대부분 화이트이고 돈 좀 들였다 싶으면 군데 군데 빨강이나 주황색으로 포인트를 주는데 주로 부엌 벽쪽을 타일이 아닌 색깔있는 글래스로 많이 한다.
지금 우리집도 글래스로 하려다가 너무 비싸서 포기했는데 다음에 이사가면 꼭 글래스로 하고 말겠다.

어쨌든 급하게 이사를 하긴 했는데 집이 너무 좁아서 살 수가 없었다. 그리고 렌트비 나가는 게 너무 아까워서 한국집 판 돈으로 집을 사기로 하고 주말마다 또 하우스 헌팅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