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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생활

[호주생활] 시드니에서 집 사기 - 4. 계약부터 세틀먼트까지


1.

​​세틀먼트 기간

변호사에게 계약서를 검토 받고, 별 문제가 없다고 하면 계약서에 싸인을 한다.

우리는 계약서에 세틀먼트 기간이 5주로 되어 있었는데 (보통은 6주), 벤더(셀러)가 이미 다른 집을 구매해 놓은 터라 세틀먼트가 짧으면 더 좋겠다고 해서
오퍼할 때 4주로 할 수 있다고 큰소리 빵빵치고 5주로 되어 있던거 굳이 꾸역 꾸역 4주로 줄이고 싸인을 했다.
(며칠 후 엄청 후회)

나중에 알고 보니 세틀먼트 기간이 보통 6주인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제일 문제가 대출금을 언제 받을 수 있느냐인데, 프리어프루벌 받았으면 금방 나온다고 해서 그냥 쉽게 생각했더니
금방 나온다는게 일주일 만에 나오는 게 아니라 최소 3주 정도 산 넘고 물 건너는 절차들을 또 거쳐야 되는 거였다 -_-;;;;

이것 때문에 세틀먼트 못 맞출까봐 자다가도 벌떡 벌떡 ㅠㅠ

되도록이면 세틀먼트는 계약일로부터 6주, 표준 세틀먼트 기간으로 그냥 냅두는 게 바람직하고, 급하게 하고 싶더라도 최소 5주 정도는 확보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2.

​​계약서 교환

계약서 싸인할 때 0.25%의 홀딩 디파짓 (가계약금?) 을 내야 하는데, 비싼 집이 아니니 -__- 0.25% 정도는 온라인 이체가 가능한 금액이기 때문에
계약서 싸인하러 가기 전에 미리 에이전트의 트러스트 계좌로 온라인 이체를 하고 이체 확인서를 저장해서 에이전트에게 보내 두었다.

보통은 각자 변호사 사무실에 가서 싸인을 한다는데, 우리는 그냥 에이전트 집에 가서 싸인하고 (근처에 산다;;;)
좀 있다 벤더도 와서 싸인하고 그 자리에서 교환 페이지 사진 찍고
집에 와서 최종 대출 승인을 위해 최근 2회 페이 슬립과 함께 계약서와 교환페이지를 브로커에게 보냈다.

쿨링오프와 빌딩/페스트 인스펙션

일반적으로 NSW에서는 계약 다음날부터 5영업일 오후 5시까지 쿨링오프 기간이 있고 그 기간 안에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데, 이 때 0.25%의 홀딩 디파짓은 돌려받을 수 없다.

쿨링오프 기간에 빌딩 인스펙션과 페스트 인스펙션을 해야 하고, 인스펙션 결과 구조적으로 큰 결함이 있거나 터마이트 서식등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면 0.25% 버리는 셈 치고 쿨링오프 기간에 계약을 깨는 게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보통 인스펙션은 예약하면 바로 그 다음날이나 최대 2-3일 안에 해 준다. 우리는 일요일에 인터넷으로 예약했는데 월요일 오후 1시에 인스펙션이 완료됐다 -_-;;
(인스펙션은 계약 이전에도 받을 수 있음)

쿨링오프 기간 동안 매물은 Under Offer 상태.

3.

밸류에이션

쿨링오프는 5영업일이지만, 2주간의 파이낸스 유예기간을 별도로 계약서에 명시할 수도 있다 (Subject to Finance).

즉, 대출 최종 승인이 날 때까지 2주를 기다려 주는 건데
쿨링오프 기간이 지났더라도 2주 안에 대출이 안 나와서 계약이 깨지는 경우에는 0.25% 홀딩 디파짓만 물고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조항이다.

하지만 벤더가 유리한 입장일 경우 이 조건을 안 넣어주는 경우도 많은데, 우리도 경쟁이 심한 집이고 벤더가 빨리 세틀하고 싶어하는 케이스라 이 조건을 넣지 못했다.

쿨링오프 기간에 최종 대출이 나오면 가장 좋지만, 프리 어프루벌을 받아 놓은 경우라도 최종 승인이 나오기까지는 5-7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최근의 페이슬립 2장과 밸류에이션 (감정) 결과를 가지고 최종 심사를 하는데, 급여나 회사가 달라지지 않았다면 상환능력 심사는 별 문제가 없으나
집 감정가가 매매가보다 낮게 나오는 경우 대출을 80%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어떤 은행에서는 그냥 온라인으로 집 주소와 시세만 확인하고 반나절만에 끝내기도 한다는데, 우리가 대출 받은 뱅크웨스트에서는 꼬박 꼬박 외부 감정기관을 통해 밸류에이션을 한다고 한다.

초조해서 폭풍 검색을 해 보니 뱅크웨스트가 제일 프로세싱 느리기로 소문이 나 있...=_=

결국 상환능력 대비 대출 가능 금액에 대한 승인은 4일 만에 나왔지만 밸류에이션은 5일이 지날 때 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든 5일 안에 받으려고 브로커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물어봤지만 브로커는 걍 걱정 말라는 얘기만.. ㅡㅜ

​​계약 완료

쿨링오프 기간 동안 이것 때문에 안절 부절 + 초조 + 불면의 시간을 보냈지만
감정가가 턱없이 낮게 나오지 않는 이상 큰 문제는 없을 것이기에 일단 계약은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하고
은행에 가서 9.75%에 대한 뱅크 체크를 끊어 에이전트 사무실로 가서 나머지 계약금을 납부했다.

결국 밸류에이션은 그 다음날 우리가 산 금액 그대로 나왔다.
오프 더 플랜은 감정가가 제대로 안 나와서 대출 금액이 줄어드는 경우도 다반사인데 새 집이 아닌 경우는 대부분 구매 가격으로 감정가가 나온다고 한다.

그렇다는 걸 알고는 있어도 막상 내 일이 되면 그리 초연할 수 만은 없는 일인지라;;;

4.

​​론 계약서 작성

집 매매 계약과 론 승인만 나면 끝인 줄 알았더니
스탬프 듀티도 내야하고
집 보험도 들어야 되고
론 계약서도 작성 및 싸인해서 보내야 하고
오프셋 계좌 만들어서 본인 부담금 (잔금 - 대출금액 + 각종 수수료)도 입금해야 된다.

뱅크웨스트의 경우, 론 승인 후 은행에서 계약서를 집으로 보내면 계약서 및 모기지 승인 서류, 그리고 기타 여러 장의 이런 저런 서류에 싸인을 해서 동봉된 반송 봉투에 넣어 다시 은행으로 보내야 한다.

그런데 은행에서 보내온 서류를 보니, 싸인된 계약서를 은행에서 확인 후 ​세틀먼트 까지 최소 15일간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무시무시한 내용이 있었다.

헐...?


​​​​
이 때가 세틀먼트 17일 전. 금요일 퇴근 후.

싸인해야 하는 서류 중에는 1년이상 알았거나 신분증 확인을 한 증인의 싸인도 필요한데,
우리는 이웃들이랑 안 친하기 때문에 =_= 회사에 가서 직장동료에게 싸인을 받으려면 최소 그 담주 월요일,
우편으로 보내면 최소 2일 또 날리고
그러면 세틀먼트 까지 12일밖에 안 남는데....?!$&@#£€¥?

이것 때문에 다시 안절 부절 + 불안 초조 + 불면 상태로 -_-;;

(나중에 보니 2주 정도면 충분한 듯.. 서류에 문제 없고 제대로 싸인했을 경우)


하우스 보험

은행에서 대출금을 받으려면 먼저 하우스 보험을 들어 두어야 한다 (대출 필수 조건).
다른 사람들 사례를 보면 은행에 직접 가서 론 계약서를 작성하고 이 때 보험까지 은행에 같이 가입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뱅크웨스트는 우편으로 모든 걸 처리하기 때문인지 보험을 직접 가입하고 보험 증서를 보내야 한다고 했다.
보험도 여기 저기 알아보다가, 뭐 물어 보는 게 엄청 많은데 뭐가 뭔지 -_-;; 뭐 하나 쉬운 게 없...

여기 저기 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귀찮아서 그냥 뱅크웨스트에서 진행을 했는데 여긴 물어보는 게 좀 적어서 그나마 수월하게 했다. (실제 보험회사는 컴인슈어)

보험 가입할 때 집을 다시 새로 짓는 비용에 대한 항목이 있었는데, 일반적으로 500K 정도라고들 하길래 나도 걍 그렇게 넣었더니
나중에 브로커가 밸류에이션 리포트를 확인하고는 660K 이상으로 해야 된다고 해서 =_= 컴인슈어에 전화해 다시 가입했다.
(진작 좀 얘기해주지. 그냥 보험 가입하라고만 하더니 뎅장)

5.

이쯤에서 ​​타임라인을 점검.

* 10/21 (토) 매물 등장
* 10/25 (수) 프라이빗 인스펙션
* 10/26 (목) 오퍼
* 10/27 (금) 오퍼 상향 조정, 오퍼 수락, 계약서 받아서 변호사에게 전달
* 10/28 (토) 오픈 인스펙션, 변호사 계약서 검토 완료
* 10/29 (일) 빌딩 및 페스트 인스펙션 인터넷으로 예약
* 10/30 (월) 빌딩/페스트 인스펙션 완료, 계약서 싸인 및 교환, 0.25% 입금
* 10/31 (화) 은행에 페이슬립과 계약서, 계약서 교환 페이지 제출
* 11/02 (목) 론 조건부 승인, 밸류에이션 조건
* 11/03 (금) 감정사가 밸류에이션 진행
* 11/06 (월) 9.75% 뱅크체크로 납부, 쿨링오프 종료
* 11/07 (화) 밸류에이션 결과 나옴. 론 최종 승인
* 11/08 (수) 보험 가입
* 11/10 (금) 은행에서 론 계약서 받음
* 11/13 (월) 론 계약서 싸인, 증인 싸인 후 은행으로 우편, 변호사에게 스탬프 듀티 체크 납부
* 11/14 (화) 오프셋 계좌 개설, 나머지 돈 몽땅 오프셋으로 입금
* 11/15 (수) 은행에서 서류 수신 확인
* 11/17 (금) 은행 서류 검토 완료. 세틀먼트 부킹 준비 됐다고 연락 옴
* 상대편 변호사가 세틀먼트를 위한 체크 디렉션과 시간 약속에 대한 확답을 계속 주지 않아 또 안절 부절 + 불안 초조 (불면까지는 안 감). 결국 세틀먼트 바로 전날 회신함.
* 11/27 (월) 세틀먼트.



다행히 서류에 문제가 없어서 론 계약이 세틀먼트 일주일 정도 전에 끝나긴 했지만 어떤 변수가 있을 지 모르니 4주 세틀먼트는 너무 촉박한 시간인 것 같다.
론 가승인을 받았더라도 최소 5주는 확보하는 것이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