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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직장생활

[호주직장생활] 건강한 재택근무를 위하여, 등등

1.

전에도 말했지만 우리 회사는 아주 큰 회사에 합병 되었고
그 아주 큰 회사에서는 비용을 줄이겠다며 사무실을 반띵 내고
대부분의 사람들을 강제 재택 근무 시키기로 했다.

뭐 일찍 안 일어나도 되고 교통비 굳고
집에서 난방 빵빵하게 틀어 봐야 교통비 만큼도 안 나오고
출퇴근 교통비는 세금 혜택 못 받지만
재택근무는 세금 혜택도 받고.

나야 손해볼 게 없다.
사실 안티소셜인 나에게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이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좋은 것도 잠깐,
집에서 한 발짝도 안 나가고
이것 저것 주워 먹기만 하는 바람에
일주일에 1킬로 씩 찌게 된다는 엄청난 후폭풍을 맞이한다.

지난 번 캔버라 출장 갔을 때 미국에서 왔던 컨설턴트가
자기는 집에서 트레드밀 데스크를 놓고 일한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결심했다.
거금을 들여 트레드밀 데스크 장만!

이제 걸으면서 일한다 우하하하하하



2.

내가 제일 애정하는 여행 가방.


일본에 출장 갔을 때 너무나 예쁜 수트케이스를 봤지만
들고 올 방법이 막막하여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었는데
그 수트케이스를 잊지 못해 인터넷을 뒤지다가
결국 그건 못 찾고 아쉬운대로 온라인 주문했던 가방이다.


저랬던 가방이

지금은
....
.......


이렇다..... =_=

매번 닦아도 소용이 없다.

그나마 더러운 꼴을 못 보는 남편이
가끔 가다가 미친듯이 닦아
새 것 처럼 만들어 놓은 적도 몇 번 있었는데
이제 포기했는 지 외면한다 -____-;;;

저게 색도 저렇고 재질도 때가 잘 묻는 재질이고
중간에 오목한 점들이 많아서 거기 때가 잘 쌓이고
기타 등등의 이유로 다른 가방보다 유난히 잘 더러워 지긴 한다.

몇 군데 깨지기도 했는데 너무 좋아하는 가방이라
테이프로 덕지 덕지 붙여서 아직도 가지고 다닌다.

3.

저 가방을 산 지 4년 정도 된 것 같은데
보통 4,5일 정도 출장 갈 때 저걸 들고 다니고
그 이상 갈 때는 더 큰 걸 가지고 가고
2-3일 갈 때는 보통 더 작은 걸 가지고 간다.
겨울이라 3일을 가도 저걸 가져갈 때도 있긴 하지만.

가방의 몰골을 측은하게 바라보다
도대체 나는 출장을 얼마나 다닌 걸까 급 궁금해졌다.
더불어 잉여력도 폭발하여
이것 저것 자료를 뒤져 출장 기록을 만들어 봤다.

다 찾지는 못했지만 대충 따져 보니
호주에서 회사를 다닌 7년 반동안 120번 정도.
일년에 16번 정도 밖에 안 갔네? -_-a
생각보다 많이 안 갔..

출장을 한참 다닐 때는 3주만 안 가도 좀이 쑤시더니
이제 지겨워서 그냥 몇 달이고 안 가도 아무렇지 않다.

게다가 재택 시작하고 나서는 출근이라는 것 자체가 너무나 부담되는 일이라 -_-;;

트레드밀 데스크도 샀으니 이제 집에서 열심히 일해야지.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