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호주직장생활

뒷담화.


1.

지금 하는 프로젝트의 원래 PM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계약직으로 채용됐다.

엄청 말 많고 시끄럽고 부산스럽고 정신 없고
이해력 딸리고
이해 못 하면서 이해 하는 척 하고
자기가 뭘 모르는 지 모르고
거짓말 하고 발뺌 하고 모른 척 하고
남의 말 안 듣고

자기가 하겠다고 문서 작업 가져가더니
맥락도 없고 쓸모도 없는 걸 만들어 오고
(Implementation Plan 을 만들어야 되는데 디자인 문서를 그대로 복붙...)

진짜 1도 모르면서 자기가 하겠다고 해서 시간만 날리고
고객의 비웃음만 사고;;;
근데 이게 한 두 번이 아니고

나중엔 내가 자꾸 딴지 거니까 정보 차단하고 -_-;;;
고객한테 양보 해야 할 건 안하고 양보 하면 안되는 건 떠 맡아 오고 등등.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건 못 한다고 뻐팅겨서 2주 지연되고
(결국 우리가 함. 다 함. 괜히 2주만 날렸음)

우리가 할 수 없는 건 하겠다고 가져와서
내가 안된다고 몇 번을 말했는데 읽씹 + 듣씹 하더니
결국 이거 땜에 3주 지연.
(절대 우리가 못하는 거였기 때문에 결국 다른 벤더가 함.
미리 고객한테 우리 거 아니라고 했어야 하는데 기한 지나서 못 한다고 뻗는 바람에 그때부터 해결책 강구)

얘랑 얘기하면 모든 사람들이 답답해서 미칠려고 함.
뭔 소릴 하는 지도 모르겠고
상대방이 뭔 소릴 하는 지도 이해 못하고
자기 말만 따따따따 하고
다 이해 한 척 하더니 나중에 다른 사람들에게는 엉뚱한 소리.

게다가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자기가 중재하려 하는 바람에
말 잘못 전달되고 서로 다르게 알고 있고
그래서 프로젝트는 산으로 가고 고객이 폭발
내가 휴가 가 있는 동안 다른 PM으로 바뀌었다.

2.

한 번은 캔버라에서 일 마치고 공항까지 태워다 준다고 하길래 차를 탔는데
온 사방에 개털과 개밥과 뭔지 모를 알갱이들과 흙과 모래와 먼지;;;;
차 유리창은 온통 개가 긁은 자국으로 밖이 잘 보이지도 않음.

검은 옷이었는데 개털 다 묻고 -_-;;;
진짜 내가 타 본 차 중에 제일 더러웠음.

원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는데
매니저가 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최악이니 PM을 하거라
해서 PM으로 전향했다는데
그렇게 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 최악의 PM이 탄생하게 되고...;;;
(그 매니저 누구였는 지 참. 왜 세상에 민폐를 끼치고 그래)

정말 오해의 달인이다. 오해와 곡해에는 탁월한 능력을 가졌음.

3.

그렇게 해서 바뀐 PM은

Aㅏ...

얘도 정말 이해력이 딸려서
처음 들어왔을 때 나와 다른 컨설턴트들이 엄청 스트레스 받으며
방해만 되는 PM이라고 뒷담화 하던 애인데
그래 차라리 얘가 낫지 싶을 정도로 원래 PM이 너무 최악이라
휴가 끝날 때쯤 연락 받았을 때 까지만 해도 우왕ㅋ 신난닼 잘 해줘야지 했었다.

원래 PM 있을 때는 프로젝트 미팅 때 내가 참석을 안해서
제 멋대로 해석하고 엉뚱한 얘기 하고 그래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는데
이번 PM은 그래도 자기가 잘 모른다는 건 아니까
나보고 데일리 콜에 들어오라고 해서
일단 장님 코끼리 만지는 사태는 면하게 됐다.

4.

하지만 저번 PM과 프로젝트 중간에 퇴사한 다른 솔루션 컨설턴트, 그리고 외부 솔루션을 담당하는 컨설턴트가 각각 싸질러 놓은 x이 너무 많아서 그거 치우느라고 정신이 없다..

다른 컨설턴트들도 무지 똑똑하거나 꼼꼼하지는 않아서 빼먹은 거나 잘못 해 놓은 게 많은데
저번 PM이 나한테 다른 애들이 한 작업을 주지 않고 차단해 버리는 바람에
다 된 줄 알았는데 반도 안 끝난 것,
고객이 미리 환경 설정과 사전 준비를 하게 해야 되는데 빼먹고 안 알려줘서 못하게 된 것
등등을 이제 프로젝트 거의 다 끝나 가는데 알게 됐다.

그래서 새로운 PM에게 이거 빠졌고 이거 안 됐다고 얘기 해주면
못 알아 들어서 백 번 씩 말해야 한다.

일반적인 내용도 이해가 딸리지만 기술적인 내용은 진짜 하나도 모름.
원래 선생님이었다지만 그래도 그 전 회사에서도 IT 프로젝트 PM이었는데
아직까지 PM을 하고 있는 걸 보면
호주는 그래도 참 멍청한 거에는 매우 관대하다.

5.

내가 원래 제일 싫어하던 두 가지가 있었다.

1) 한 말 또 하는 것
2) 한 말 또 하게 하는 것

1번은 워낙 많기도 하고, 나이 들면 다들 하는 짓이기도 하고, 특히 내가 좀 착해 지기도 (...) 해서 이제는 별 신경 안 쓰는 지경까지 왔는데

2번은 아직도 제일 큰 스트레스.

워낙 말 하는 거 싫어하는데, 똑같은 말 여러 번 하려면 피가 거꾸로 솟.. -_-;;

똑같은 거 자꾸 물어보고
알려 줘도 계속 틀리고 딴 소리 하고
한번에 이해 못하고
정말 돌아버리겠...

못 알아 듣는 건 저번 PM이나 이번 PM이나 마찬가지인데
그나마 이번 PM은 이해 안 되면 다시 물어 보기라도 하니 좀 낫지만
자꾸 자꾸 자꾸 자꾸 자꾸 말해줘도
자꾸 자꾸 자꾸 자꾸 자꾸 이해를 못하니

아 머리아포..

진짜 머리가 아파서
오늘은 더 이상의 x 치우기를 거부하겠다.




썸네일용 내사랑 신호등 맨. 내 시그니처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