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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직장생활

[호주직장생활] 소소한 이야기들

1.

우리 팀은 분기마다 필수로 수강해야 하는 온라인 교육들이 있다.

분기가 시작하면 교육 콘텐츠가 업데이트 되고
각자 직무에 맞는 과정을 이수해야 하는데,
본사에서 신경쓰는 부분이라 매니저가 2-3주 마다 팀 전체 이메일로 각 팀원별 진행 현황을 보내
빨리 이수하라고 압박을 한다.

며칠전에도 이런 이메일이 하나 왔는데
콘텐츠가 업데이트 된지 일주일밖에 안된 시점이어서 모두 0%이고 한명만 4% 였다.

그 4%인 한명이,
"나만 유일하게 시작했는데 상이라도 줘야 되는거 아니냐"
고 전체 답장을 보냈더니 (물론 장난으로)

매니저가 다음과 같은 답장을 보냈다.

​​​​물론이지.

상을 받는 방법.

​ 1) 이 이메일을 프린트 한다
2) 아래 사진을 오려낸다
3) 책상에 붙인다
4) ​동료들의 감탄을 즐긴다


2.

그러고 보니 지난 주 화요일은 휴가 이후 처음 사무실에 출근한 날이었는데,
아침에 매니저가 내 자리로 와서 여행 어땠냐부터 시작해서 프로젝트 얘기, 다른 사람들 근황, 회사 전망 등등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우리는 2주에 한번씩 매니저와 1 대 1 면담 (1 on 1이라고 함) 을 하는데, 그 날 오후에 마침 내가 면담을 하는 날이었다.

면담 시작하기전에 매니저가

​​​​​마지막 얘기 나눈 이후로 어떻게 지냈냐며 ​=__=

몇시간이나 지났다고...별일 없었냐는 드립을... ㅡ.,ㅡ

원래 얘가 이렇게 웃기는 애가 아닌데
요즘 기분이 좋은가.

3.

한참 전에 있었던 일인데 주말에 아이스크림을 사다가 갑자기 생각났다.

작년에 멜번에 프로젝트를 하러 갔을 때, 프로젝트 마지막 날 오후에 근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랑 메시나 Messina 라는 유명한 젤라또 가게에 갔다. (원래 본다이 비치에 있는 건데 유명해져서 여기저기 생겼고, 그 때 멜번 피츠로이에 생긴지 얼마 안됐을 때였음)

두명은 바빠서 못 갔는데, 그 중 한명이 자기가 먹어봤는데 솔티드 캬라멜이 맛있었다고 추천해줬다.

그래서 다들 두 스쿱 중 한 스쿱은 솔티드 캬라멜로 선택해서 먹었다.
처음 딱 먹었을 땐 우와 맛있다 했는데 한 세번 먹으니까 좀 질리고 나중에는 다들 너무 짜다며;;;

갔다와서 어땠냐고 물어보길래 좀 너무 짰다고 했더니 추천해 준 애가 미안하다고..

같이 안 간 두명 중 한명은 딱봐도 아이스크림 좋아하게 생긴 뚱뚱한 귀요미 스타일인데,

아이스크림이 짜다고?! ​

Out​rageous!!!


...쓰고 보니까 별로 안 웃긴가. ㅡㅜ
말하는 표정과 말투를 봐야 하는데...

감히 신성한 아이스크림에 그딴 짓을!

이런 느낌이었는데 누가 봐도 아이스크림 좋아하게 생긴애가 말하니까 웃겼다 --;;

4.

얼마전에 드디어 토니 애벗이 팽 당하고 총리가 또 바뀌었다. 호주 온 지 6년이 채 안되는데 총리가 네번 바뀌었다.
케빈 러드 - 줄리아 길라드 - 케빈 러드 - 토니 애벗 - 말콤 턴불.

좀 더 봐야 제대로 알겠지만 지금까지의 언행으로 봐서는 상식적인 사람인 것 같다.
(보수당치고 상식적인 게 아니고 그냥 그런거 없이 봤을 때도 상식적인.
원래 자유당 당수였는데 탄소세 찬성하다가 토니 애벗한테 당수 자리를 뺐겼다고.)

그래서 아마도 다음 선거에 노동당이 집권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듯 하다. 지금 노동당에 인물이 없는 것도 큰 이유이긴 하지만.
(페니 웡은 괜찮은 것 같은데 동양인+여자+레즈비언 삼단 크리로 수장이 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고)

한편 토니 애벗이 팽 당한 날, 내각실 작은방에서 환송회를 하는 도중 대리석 탁자가 박살이 났다고 한다. 추측으로는 무거운 사람이 올라가서 춤춘게 아닐까 한다는데. =_=

대리석 조각들이 몇몇 장관들 방에서 발견되는 등 ㅋㅋ
감추려고 하고 책임은 아무도 안 지고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아서
그거 가지고 국회에서 청문회를 했는데

답변하는 사람이,

​​"청소부가 장관실에서 발견한 것에 대해 얘기한 것은 직무 비밀 유지 위반"

이라며 논점 흐리기를 시도.

페니웡이 어이가 없어서

"그래서 지금 청소부 잘못이라 이거냐. 진짜 그게 지금 제일 중요한 문제냐"

라고 하니

"아니 그게 아니라 어쩌구 저쩌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