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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독일 2017

[독일여행] 4. 밤베르크, 훈제맥주


0.

뮌헨에서 밤베르크 - 라이프찌히 - 베를린 까지는 기차를 탈까 렌트카를 할까 엄청 고민하다가

짐 들고 기차타러 왔다 갔다 하기 힘들 것 같아서 차를 빌리기로 했다.


렌트카는 그래도 큰 회사가 낫지 않나 싶어서 아비스로 했는데, 알고 보니 아비스는 버짓과 같은 에이전트인 데다, 다른 여러 업체들과 같은 사무실을 쓰는 등 독일에서는 전혀 메이저가 아니었다.


유럽에서는 유럽카나 식스트를 쓰라더니 그 말을 들을 걸.

온라인으로 예약한 가격에 이것 저것 추가 되는 게 많아서 거의 두배 가격이 나왔고, 출발할 때 미처 발견하지 못한 흠집 때문에 풀보험 안했으면 나중에 720 유로 뒤집어 쓸 뻔.


런던에서도 출발 전 서류에 없던 스크래치를 발견했었는데

두번이나 그런 걸 보면 스크래치 하나 쯤 그냥 기록 안 해두고 나중에 덤터기 씌우는 게 흔한 수법인가 보다.
(다른 블로그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비스였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번엔 빌릴 때 주차장이 너무 어두운 데다 차도 검은 색이라 잘 보이지가 않아서 확인을 제대로 못하고, 혹시 모르니 그냥 사진이나 찍어뒀었는데

나중에 반납할 때 에이전트가 흠집 얘기를 하긴 했지만

그동안 사진이 너무 많이 쌓여서 찾기도 힘들고, 어차피 보험으로 커버되니 귀찮아서 내버려 두고 있었더니

한참 지난 후 수리비 청구하겠다는 메일이 왔다.

분노의 답장을 보냈더니 착오가 있었다며 =_= 수리비는 면제받긴 했지만.


어쨌든 나중에 사진을 찾아 보니 우리가 빌릴 당시에도 그 흠집은 이미 있었던 거였음.


호주에서는 아비스가 나쁘지 않았는데 유럽에서는 앞으로 절대 아비스는 이용하지 않기로 했다. 어쩐지 구글 평점이 개판이더라니. (메일에도 썼다. 너네가 평판이 왜 그렇게 안 좋은 지 이해가 된다며)

1.

애초 계획은 뉘른베르크에 묵으면서 도착한 날 뉘른베르크를 보고, 다음날 밤베르크를 당일치기로 갔다 오는 거였지만

밤베르크에서 훈제 맥주를 마시고 다시 뉘른베르크로 운전해서 오기는 부담되고

그렇다고 차 두고 굳이 기차 타고 다녀 오기는 아깝고 해서 그냥 밤베르크에 묵는 걸로 급 변경.
(뉘른베르크에 딱히 보고 싶은 게 없다는 것도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

구글 맵으로는 두시간 반 걸린다고 했는데 도착하고 나서 보니 세시간 반 걸렸...

왜 때문이죠 -___-;;

물론 중간에 휴게소 가려다가 이상한 길로 빠져서 좀 헤매고 (알고 보니 고속도로 반대편에 있는 휴게소)
진짜 휴게소에도 들르고 하긴 했지만.

그래도 왜 때문이죠. -____-;;


휴게소 화장실은 유료 (70센트) 인데 휴게소에서 쓸 수있는 20센트 짜리 쿠폰을 준다.

변기 물 내리고 나니 변기 시트가 돌아가는 기괴한 현상.
신기해서 한번 더 돌려봤...
(알고 보니 변기 시트 닦는 거. 설명은 어려우니 생략한다)

2.

그래도 해가 늦게 지니 (열시 다 돼야 어둑 어둑 해짐) 좀 늦어도 부담이 없다. 영국 갔을 때는 가을이라 해가 빨리 져서 이동하고 나면 거의 한 두 시간 밖에 여유가 없었는데. 역시 여행은 해가 길 때 해야 한다.

호텔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시내까지 걸어갔다. 날이 흐려서 아쉽지만 그래도 예쁘다.



예쁜 꽃가게. 분위기 있다.



골목 골목 예쁜 건물들. 이 정도면 굳이 로텐부르크 안 가도 되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



(트립 어드바이저에 보니 독일인들은 로텐부르크보다 밤베르크나 뷔르츠 부르크를 더 좋아한다고. 물론 나중에 로텐부르크 가보니 동화동화 하니 예쁘긴 했음)

밤베르크로 검색하면 제일 많이 나오는 강둑 사진.




3.

드디어 슐렝케를라.


내가 맥주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회사 사람 한명이 스모크드 비어를 마셔 보라며 옛날에 추천해 준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그냥 무심히 듣고 넘겼지만 나중에 밤베르크 가려고 찾아 보다 보니 여기가 바로 그 스모크드 비어의 원산지였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하지만 다들 한잔 사서 밖에서 서서 마시는 사람들이었고, 안에 들어가니 아직 이른 시간이라 자리는 많았다.


회사 사람 말로는 첨엔 이상한 맛이지만 중독성이 있다고 했는데, 마셔보니 처음부터 맛있..


근데 마시다 보니 많이는 못 마시겠다. 진짜 훈제맛이라.
(하지만 그 후로도 며칠 동안 그 맛이 입에서 맴도는 게 중독성이 있다는 말이 이거였나 싶었음)


독일에서 처음 이틀 까지는,

'이렇게 맛있는 게 많은데 왜 독일에 먹을 게 없다고 하지' 라고 생각했는데

사흘째 되니까 정말 독일엔 먹을 게 없다는 게 실감이 났다. =_=

세끼 연속 소세지를 먹은 이후로는 절대로 소세지는 먹고 싶지 않아서

'독일식 누들' 이라는 것과 미트로프를 시켰다.

(둘 다 별로 먹고 싶지 않았으나 진짜로 먹을 게 없... ㅠㅠ)

그 결과.



이걸 누들이라고 하다니.

그래도 미트로프는 보기와 달리 맛있었다.
누들은 나는 별로, 남편은 좋아했음 (고기 고기에 질려서 그랬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