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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생활

[호주 생활] 얼척없는 시드니 기차 시스템

1.
시드니는 모든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낙후되어 있지만 그 중 최고는 단연 대중교통이다.

대중 교통으로는 기차 (지하철이 아니고 트레인이라고 부른다), 버스, 페리(...) 그리고 있으나 마나한 트램과 새로 생긴 경전철이 있긴 한데

있다고 된게 아니라 처음 이용하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서 뭘 타야 하는 지 당최 알 수도 없고
날씨 안 좋으면 나무 쓰러졌다고 운행 중단되는 걸 밥먹듯이 하고
안내 잘못 나와서 사람들 다 기차 놓치게 만들고.
(15분마다 한 대 오는 기차를... 그래서 다들 15분 더 기다림. 그래놓고 미안하다는 말도 없고 항의하는 사람도 없었다는..)

선진국 개도국 다 합쳐서 가장 직관성 떨어지고 엉망 진창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전에 덴마크에 갔을 땐 영어로 된 표지판 하나 없어도 버스나 기차타고 아무데나 쉽게 찾아갈 수 있을 정도로
교통 및 도시 시스템이 직관적이고 이용하기 쉽게 잘 되어 있었는데

거기까진 바라지도 않지만 이건 뭐;;;;

도대체 버스는 어디로 간다는 건지 알 수가 없고
이쪽에서 타야 하는 지 건너편에서 타야 하는 지도 알 수 없고
참 동네 사람 아니면 탈 수 없게 만들어 놨다.

반면 멜번은 대중 교통이 호주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잘 되어 있는데,
운전자들에게는 악몽이지만 뚜벅이에게는 최고인 트램 같은 경우는
처음 가는 사람도 쉽게 타고 다닐 수 있게 되어 있다.

2.
다시 시드니로 되돌아와서, 시드니 기차에 오팔 카드라는 터치식 교통카드 시스템이 도입된 게 불과 몇달 전이고 그 전까지는 종이 티켓만 있었다.

원래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도입하려고 했다는데,
도대체 뭐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 되면 그거 하나 만드는 데 15년이 넘게 걸리는 건지.

하여튼 느려 터진 호주 사람들도 이 카드가 도입되지마자 광속으로 구입하기 시작해서,
몇 달 만에 지금은 대부분 이 카드를 가지고 다닌다.

(그동안 얼마나 답답했으면..)

3.
종이 티켓을 아직도 쓰고 있다는 것보다 더 충격적인 소식이 발표됐는데
새로 건설중인 노스웨스트 링크가 개통할 시점이 되면,
6개월동안 일부 구간이 운행 중단될 예정이라고 한다 (....)

중단 되는 구간은 몇 년 전 새로 개통된 에핑-채스우드 구간인데, 나는 이걸 타야 어디든 갈 수 있을 뿐이고...

2019년 개통이라니 그 전에 이사가야겠...

아무리 무던한 호주 사람들이라도 이런 듣도 보도 못한 (혹시 다른 나라도 이런 경우가...?) 시스템에는 어이가 가출할 수 밖에 없을텐데
이런 걸 계획이랍시고 발표를 하다니 정말 대다나다.

<그림 출처 시드니 모닝 헤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