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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방콕

[방콕] 번갯불에 콩 구워먹는 출장

1.

한시간짜리 일하러 방콕까지 왔다. 원래 싱가폴에 있는 애가 몇달 전 하던일인데, 지난번에 갔을 때 고객이 뭘 준비를 잘못해서 한가지 작업을 못하고 왔다고 한다.

간단한 일이라 방콕 지사에 있는 SE가 작업을 하고 싱가폴에 있는 컨설턴트는 원격으로 대기하기로 했었는데, 고객이 무조건 컨설턴트 온사이트 하라고 지난주에 요구하는 바람에
방콕 지사의 우리 세일즈와 원래 그 프로젝트의 주사업자인 다른 사업부에서 난리를 치며 컨설턴트를 보내달라고 했다.

작업을 해야 하는 날짜는 정해져 있는데, 싱가폴 컨설턴트는 그날부터 정부 프로젝트가 있어서 절대 안된다고 해서 할일 없는 내가 오게 됐다. 대신 우리 잘못으로 꼬인 일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비용과 일당은 다급한 방콕지사의 그 다른 사업부에서 부담하기로.

(SE는 프리세일즈이고, 컨설턴트는 프로페셔널 서비스를 구매할 경우 해당 서비스를 수행하는 포스트 세일즈이다. SE는 제품을 파는 게 목적이라 일당을 청구하지 않지만 컨설턴트는 돈을 받은 만큼 일하기 때문에 돈 안주면 일 안해준다.)

작업이 일찍 끝나면 놀면 좋으련만 다음에 할 프로젝트 준비하는 걸로 시간을 때워달라고 해서 그래 그러마 했다.

2.

급하게 알아보려니 돌아오는 밤 비행기가 없어서 하루 더 있다가 오후 비행기로, 그것도 직항은 좌석이 없어서 결국 싱가폴 경유로 왕복하게 됐다.

타이항공보다는 싱가폴 항공이 좋긴 하지만 그래도 하루 일하러 가면서 이동하는 데만 왕복 하루를 꼬박 쓰다니, 무슨 Up in the Air도 아니고.

시드니 공항의 스타 얼라이언스 라운지는 싱가폴과 뉴질랜드 항공 두개가 있는데, 싱가폴 라운지는 싱가폴 항공 탑승자만 이용할 수 있고, 다른 모든 스타 얼라이언스는 뉴질랜드 항공 라운지를 이용해야 한다.
싱가폴 항공이 장사가 잘 돼서 공항 이용료를 많이 내는 건지. 스타 얼라이언스 중에서도 잘나가는 항공사라 다른 항공사들이 군말없이 따라주나? --;;

싱가폴 항공은 아시아나나 타이 항공에 비해 스타 골드 멤버쉽을 유지하기도 더 어렵다. 아시아나는 2년간 4만 마일만 타면 다이아몬드 (=스타 골드) 멤버가 되는데 싱가폴 항공은 1년에 5만 마일을 타야 골드 멤버가 된다. 2.5배나 더 타야 하고 그것도 매년 갱신이라 한 해 좀 덜 타면 그 다음해에는 짤없이 강등.

어쨌든 몇년 전에 라운지를 확장해서 넓어졌는데, 음식도 좋고 의자도 좋고 붐비지 않아서 좋다.


3.

아침 비행기라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비행기에서 좀 자려고 했는데 졸린걸 꾹 참고 캔디 크러쉬 소다 하다가 잠이 다 깨버려서 하나도 못잤다. =_=

뭐니 뭐니 해도 방콕에서 제일 좋은 건 호텔이다. 우리회사에서 지원되는 호텔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오큐라 프레스티지. 일본계 체인인데 진짜 좋다. 넓고 예쁘고 깨끗하고.

방마다 구조가 조금씩 다른데, 오늘은 코너 룸으로 업그레이드 됐는데 어째 지난번보다 더 좁아진 것 같다.


웰컴 과일이랑 마카롱, 초콜렛, 젤리도 줬다.


세면대. 욕조와 샤워실이 한 부스 안에 있고 밖에 세면대, 화장실은 따로 있다.


지금 현지 시각 밤 여덟시. 20시간째 깨어있다 =_= 밥 먹으러 내려왔는데 엄청 맛있어 보인다. 팟타이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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