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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독서결산

2020. 10월 독서 결산

 

1. 11문자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중후반까지는 매우 재미있었는데 결말이 시작되는 부분, 섬에서 있었던 일이 밝혀지는 부분부터 뭐라 말하기도 힘든... 촌스럽고 켸켸묵은 저 가치관 어쩔.. 저게 도대체 언제적 딜레마야. 읽는 내가 오글거리고 부끄럽다.

2. 파과 (구병모)
너무나 찐 만연체라 읽기가 좀 지루했다. 냉소적인데 웃기진 않고 좀 쓸데없이 수사가 많은 듯한 느낌.
그래도 초반엔 스토리가 괜찮다 싶었는데 중반을 지나가면서는 좀 인터넷 소설같은 과장된 비장감(?)이랄까 하여튼 좀 오그라드는 면도 있고.
읽을수록 아무래도 한국 소설은 취향에 안 맞는 걸까라는 생각이 든다.

3. 동급생 (Reunion - Fred Uhlman)
112페이지 밖에 안되면서 $14.99나 하는데, 이 책을 읽을 땐 절대로 맨 뒷페이지를 미리 보지 말라는, 결말이 대반전이라는 미끼에 낚여 읽었다.
그 정도는 절대 아닌데. 진짜 반전을 많이 못 느껴봤나보네. 필립 K 딕 단편 몇 개만 읽어봐도 이보다는 훨씬 대반전인 것 많은데.
재미가 없지는 않지만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책이었지만 짧아서 용서해 준다. 근데 돈은 좀 아깝다. 하지만 다시는 이런 미끼에 낚이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그러면서 또 속겠지).

4. 편의점 (유기농볼셰비키,류연웅,이아람,정세호,이산화)
매력적인 작품이 하나도 없고 다 별로다. 글을 못 쓴 건 아닌데 그냥 스토리들이 재미가 없다. 편의점 소재로 훨씬 재미있는 얘기 많이 나올 듯 한데 그래서 더 실망스럽다. 그나마 카라마조프 헤븐이 개중엔 좀 나았음.

5. 눈먼 시계공 (The Blind Watchmaker - Rochard Dawkins)
이기적 유전자보다 좀 어려워서 꼬박 일주일에 걸쳐 읽었다. 물론 다른 책과 병행하며 읽었지만.
앞부분은 어려워도 상당히 재미있었는데 뒤로 가면서 다른 이론 비판하는데 너무 힘을 빼고 반복도 많아서 조금 지치긴 했다.
그래도 여전히 재미있고 설명도 참 기가막히게 잘한다. 특히 앞부분은 정말 머리에 쏙쏙.

6. 사랑받지 못한 여자 (넬레 노이하우스)
번역 진짜.. 구태의연하고 고리타분한 구닥다리.
말투도 여자는 다 캐주얼한 말투 남자는 프로페셔널한 말투. 게다가 “도련님” ??!!! 헉. 이게 독일이야 한국이야. 그래도 2012년 번역인데 이게 무슨 짓임?
그밖에도 부자는 망해도 삼대 간다느니 등등 의역도 너무 많고 지나치게 한국화(?) 하려고 해서 느낌이 영 안 산다. 역시 서양책은 원서 아니면 영어로 봐야하는데. 이건 영어 번역판이 없어서 어쩔수 없이 한글 번역판으로 봤더니 완전.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호들갑스럽게 과장된 감정과 표현이 많은데 이게 원래 그런 건지 번역자가 제멋대로 의역해서 넣은 건지 모르겠다 (후자라고 생각되지만).
스토리는 재미있는데 번역이 진짜 너무 거슬려서 다음 편들은 영문판만 봐야겠다. 없으면 말고.

7. 표백 (장강명)
앞부분은 재미있다가 중간 부분에서 좀 지루해지고 잡기와 자살사이트 부분은 웬 궤변에 중2병 같은 얘긴가 싶었는데 2부에서 사건이 본격 진행되면서 흥미진진해졌다. 결말이 좀 밍밍하긴 하지만.
쓸데없이 장황한 수사 없이 간결한 문체라 좋았다.

8. 골드 (Gold, Isaac Asimov)
1부 단편들은 괜찮았고 2부 SF에 대한 에세이 (거의 다른 책이나 잡지 서문들 모음)는 그냥 그랬고 (하드 SF만 취급하는 분위기) 3부는 웃기고 재미있었다. 글쓰기 일화 및 자기 자랑/사랑 귀엽고 유쾌함.

9. 떨림과 울림 (김상욱)
쉬운말로 풀어 쓴 물리학 이야기. 쉬운 말로 쓴 건 좋은데 원리나 중간과정에 대한 설명을 건너뛰거나 좀 부족한 듯했다. 중간 중간 쓸데없는 사진 말고 그림으로 좀 설명해 줬으면 좋았을텐데.
오글거리는 문장이 좀 있다. 읽다가 몇번이나 발바닥이 근질근질 저릿저릿.
그래도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10. 세상이 끝나기까지 아직 10억년 (One Billion Years to the End of the World - Arkady and Boris Strugatsky)
SF라기 보다는 추리시트콤같다. 시작부터 절반정도까지는 전혀 SF의 요소도 없다가 나중에 외계 생명체나 우주의 법칙 같은 언급이 나오면서 SF의 탈을 쓰는 척 하긴 하지만 실상은 체제 비판.
좀 정신 없긴 하지만 상황이 코믹하고 전체적으로 미스테리가 있어서 재미있다. 그렇지만 미스테리가 시원하게 해결되는 것은 아님.

11. Taken to the Grave (M.M. Chouinard)
코지 미스테리 보다는 잔인하지만 일반적인 스릴러만큼 자극적이진 않고 유혈이 낭자하지도 않고 여성 작가 + 최근작 + 여성 주인공이라 불편한 시각이 없어서 좋고 스토리도 흡입력 있고 탄탄하다. 오랜만에 좋은 스릴러 만난 듯.

12. 브릿마리 여기있다 (Britt-Marie Was Here - Fredrik Backman)
제목이 브릿마리 여기 있’었’다 여야 하는데. 웃기고 슬프고 귀엽고 재미있다. 슬픈 얘기도 따뜻한 얘기도 짜증나는 얘기도 다 담담하고 위트있게 해서 더 와 닿고 저릿저릿. 원래 슬픈 얘기 따뜻한 얘기 질색인데 이런 스타일로 얘기하니 감정을 강요당하지 않아서 좋다.

13. 거의 모든 것의 역사 (A Short History of Nearly Everything - Bill Bryson)
과학사의 굵직한 발견들에 대한 이야기. 과학에 대한 얘기 보다 과학자들의 기행과 뒷이야기들이 재미있었다. 앞 부분은 재미있었는데 지질학 부분에서 좀 지루해지다가 생명과 진화에 대한 얘기에서 다시 좀 재미있어졌다가 인류의 기원에 대한 얘기는 다시 지루했다. 재미있는 부분에 붙여 둔 포스트잇 표시가 절반 기준으로 앞부분에만 와글와글 몰려 있다.
원래 읽고 나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 위주로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서 읽다 지쳐버려서 다시 꺼내기도 싫음. 책 좀 적당히 짧게 쓰자 작가분들 쫌.

14. 낙원의 샘 (The Fountains of Paradise - Arthur C. Clarke)
지루하다. 심지어 생사가 걸린 긴박한 순간에도 어찌나 늘어지는지 스릴도 긴장감도 1도 없고 지루함. 이쯤되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된다. 아서 C. 클락은 스토리 텔링에는 영 꽝인 듯. 심지어 이거 읽고 질려서 한동안 SF를 멀리 하기로 함.

15. Whiteout (Ragnar Jónasson)
미스테리도 괜찮고 스토리도 좋고 짧아서 더 좋다. 가끔 읭? 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아마존 딜에 몇 권 올라와 있어서 한권 더 찜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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