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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생활

[호주생활] 팻약 너마저 + 호주 맥주 이야기

1.

몇주 전 트리플 제이 팟캐스트에서 칼튼 & 유나이티드 브루어리 시위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전기 및 피팅 등 유지보수 직원들을 몽땅 해고한 후,
훨씬 싼 값에 계약직으로 개별 지원하라고 하는 바람에
이에 반발한 해고 노동자들이 회사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고
불매운동의 조짐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그 내용보다도 충격적인 건
팻약 Fat Yak이 칼튼 유나이티드 소유라는 사실이었다.

팻약은 마틸다 베이 브루어리에서 만드는데
마틸다 베이가 칼튼의 자회사라는.;;;

그 외에도 제임스 스콰이어 (는 원래 큰 회사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리틀 크리에이처 등 많은 크래프트 비어들이 대기업 소유라고 한다.

팟캐스트에서도 이 사실에 대해 놀란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를 한 걸 보면 나만 몰랐던 건 아닌 듯.

호주의 맥주시장을 꽉 쥐고 있는 양대 산맥이 모두 외국 기업 소유라고 한다.
투히즈 뉴, 한, 제임스 보그스 등등을 만드는 라이온 사는 기린 홀딩스 소유,
VB를 만드는 칼튼 유나이티드와 캐스케이드는 사브밀러 소유.

호주 국내 회사 중 대기업은 쿠퍼스밖에 없다.
그래 봤자 쿠퍼스의 점유율은 4% 정도밖에 안되고 저 두 외국기업이 시장의 89%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https://en.m.wikipedia.org/wiki/List_of_breweries_in_Australia)

다행히 4 Pines는 독립 브루어리라고 (아마도).

2.

팻약은 한동안 내가 가장 좋아하던 호주맥주였다. 요즘은 너무 많이 먹어서 감흥이 덜하지만.


약간 과일맛이 나는 에일이다.​
같은 회사에서 팻약 이외에도 와일드약, 레이지약 등 약 (Yak) 시리즈 에일들이나 미니멈 칩스 (라거), 비즈 니즈 (밀맥주) 도 만드는데
맛은 다 비슷비슷하다 =_=

내 입맛엔 팻약이 제일 낫고 미니멈칩스도 괜찮은데 비즈 니즈는 별로.

3.

마이크로 브루어리 중 제일 잘 나가는 4 Pines는 무려 맨리에 위치해 있다.
사실 4 Pines 중 ​Kolsch 밖에 안 마셔봤는데 이게 제일 낫다고 해서 다른 건 시도도 안해봄.
​콜쉬도 에일의 일종이라는데 뭐가 다른진 잘 모르겠고
어쨌든 너무 쓰지도 않고 언제 마셔도 아주 괜찮은 맥주다.
​​


경험상 마이크로 브루어리의 경우, 그 브루어리의 대표작 말고 다른 종류는 다 별로일 가능성이 많아서
굳이 다른 걸 먹어볼 필요는 없다는 근본없는 생각.

4.

맥주는 역시 펍에서 탭 비어로 마시는 게 최고다. 탭 비어 중 좋아하는 건 ​킬케니 (호주 맥주는 아니지만).
기네스 사에서 나오는 탄산이 거의 없는 크리미한 에일로,
아일랜드 맥주라서 아이리쉬 펍에 가면 종종 볼 수 있다.


기네스가 맛있긴 하지만 흑맥주를 마시면 다음날 100% 머리가 아프기 때문에 킬케니로 대신한다. 하지만 이것도 요즘은 질려서 잘 안 마심.

펍에 가서 비어 탭에 처음 보는 맥주가 있으면 보통 시도해 보는 편인데,
최근에 발견한 Stone & Wood 퍼시픽 에일이 아주 괜찮았다.
우리동네 최고의 스테이크를 자랑하는 -_-;;; 블루검 호텔 펍에서 봤다.


댄머피에도 있길래 업어왔는데 맛있긴 하지만 펍에서의 그 맛은 안 난다.

5.

에브리데이 맥주 (...) 라기 보단 댄머피 갈때 한 박스씩 디폴트로 사오는 투히즈 뉴.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아주 흔한 NSW 주 대표 라거인데, 제일 싸고 입맛에 맞아서 기본으로 구비해 둔다.
​​


보통 댄 머피에 가면 투히즈 24병짜리 한 박스를 사고
4개나 6개들이 맥주를 종류별로 4가지 정도 산다.

6.

그때 그때 댄머피 특별회원가로 파는 것 중 마음에 드는 것,
또는 몇가지 개인적으로 검증된 맥주 중 골라서,
또는 직원 추천 노트가 붙어 있는 걸로 사오는데

몇달 전 특별회원가로 나와서 사본 것 중 마음에 쏙 드는 게 있어서
이것도 디폴트 한 팩씩 꼭 사는 품목이 됐다.


칼튼 수퍼드라이 내추럴 라임.
라임향인지 쥬스인지가 들어 있어서 라임 넣은 코로나 맛이 나는 아주 깔끔하고 크리스피하면서 상큼한 라거다. 여름에 마시기 진짜 좋을 듯.

7.

그 외에 괜찮았던 맥주.

리틀 크리에이처 브라이트 에일.

제임스 스콰이어 골든 에일.

무 브루어리 헤페바이젠.

인터넷 사정으로 인해 더 이상의 사진은 생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