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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xx주년 기념으로 영국 여행을 다녀왔다. 꽤 오랫동안 다음 유럽 여행은 독일로 가기로 했었는데, 런던 올림픽 개막식을 보고

<저런 미친넘들이 있나. 한번 구경 가야겠군>

하는 심정으로 그때부터 런던으로 목적지를 바꿨다. 매년 가고싶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미루다가 이번에 드디어 갈 수 있게 됐다.

남편은 휴가가 많이 쌓여있지 않아 3주까지만 휴가를 낼 수 있어서, 오고 가는데 이틀씩 쓰고 나니 2주 반 정도 밖에 시간이 되지 않았다.

런던만 해도 갈 데가 너무 많고, 관광지 찍고 다니는 여행보다는 잠깐이라도 현지인처럼 사는 여행을 좋아하기 때문에 원래는 런던에만 내내 있으려다가,
이왕 가는 거 런던만 가기 아깝다는 생각과 에딘버러가 그렇게 좋다는 얘기에 팔랑거려서
결국 고심 끝에 런던을 메인으로 하지만 에딘버러도 잠깐 다녀오고, 기왕 가는 거 차를 렌트해서 가다가 중간 중간 쉬어 가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정작 런던에는 많이 못 있는 걸로.

런던에는 도착해서 4박, 돌아와서 4박하고
중간에 바쓰 1 - 스트랏포드 어폰 아본 1 - 레이크 디스트릭트 1 - 에딘버러 3 - 요크 2 - 캠브릿지 1박 씩 하는 걸로 일정을 짰다.

일정 정하는 데만 두달 걸린 듯. 물론 적극적으로 알아보진 않고 책만 사 놓고 대충 계획 짜다가 이것 저것 고려해서 최종 확정하기까지 띄엄 띄엄 알아보긴 했지만.

혹시 지금 호주에 사는 분들이 영국 여행을 생각중이라면 되도록 호주 달러가 오를 때까지 (그런 날이 오기는 할 지;;;) 미루라고 권하고 싶다.

런던 물가가 원래 비싸기로 유명하지만 호주 달러가 똥값인 지금 런던을 비롯한 영국 물가는 xx맞게 비싸다.

1.

영국내 일정을 짜기 전에 시작과 끝 날짜만 정해놓고 비행기부터 예약을 했는데
시드니에서 직항이 매일 있지 않고, 그것도 평 안좋은 BA밖에 없어서 경유하는 걸로 알아보니
옵션이 여러 가지 있긴 한데, 라운지 이용, 가격, 시간대 등등 조건을 따져보니 그냥 아시아나를 타는 게 낫겠다 싶어서 한국을 경유하는 걸로 했다.

그러다 보니 갈 때는 한국에서 하룻밤을 자야 했는데, 마침 하얏트 포인트가 좀 있으면 소멸된다고 해서 포인트로 공항 근처에 있는 하얏트를 예약했다.


새로 지어서 좋긴 한데 새집 냄새가 너무 심했다.
원래 우리의 예약은 동관에서 묵는 거였는데 셔틀버스 안내 실수 + 리셉션과의 잘못된 의사소통으로 인해 우리는 계속 동관인 줄 알고 있었지만 거기가 서관이었던 걸로 밝혀졌다.

서관은 3만원 더 내야 한다고 했는데, 우리는 왜 오래된 건물이 더 비싼지 궁금해하며, 냄새가 심해서 그런가보다로 자체 결론 내리고 있었다.

나중에 체크아웃할 때 알고 보니 우리가 묵었던 곳이 서관이고, 신관이라 더 비싼거였다. 어쩐지 =_=
머리 아팠는데 동관에서 잘걸.

어쨌든 도착해서 짐을 풀고 근처 회센터에 자연산으로 유명하다는 횟집에 가서 모듬회를 먹었다. 회도 괜찮았지만 다양하고 신선한 스끼다시와 매운탕이 아주 매우 탁월했다.
다음날은 셔틀타고 공항가서 푸드 온 에어에서 돈까스와 육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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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시 비행기 타고 런던으로. 미리 비지터 오이스터 카드를 집으로 배달 받아 놓았기 때문에 여유있게 지하철을 타고 Gloucester Road 역 주변 숙소로 갔다.
Queen's Gate 라는 코딱지만한 호텔인데 사진으로 볼 때 너무 예뻐보이고 평도 좋아서 예약했지만 완전 사진발이었다. 그렇게 심한 사진발은 처음 봤다. 실망하고 피곤해서 4일 밤을 묵었는데도 사진 한 장이 없다 -_-
호텔 근처 동네 사진만 찍었다. 동네는 대사관이 많은 지역이라 깨끗하고 좋았다.


어쨌든 짐만 놓고 역 근처로 다시 가서 버거킹에서 저녁을 먹고
맥주를 네병 사와서 한 병씩 먹고 기절. 했다가 새벽에 깨서 뒤척이다 잠이 안와서 결국 강제로 일찍 기상.

3.

다음 날은 근처 카페에 가서 빵과 커피를 마셨다. 원래 거한 브런치 같은 걸 먹으려고 했지만 골라 간 카페에선 빵쪼가리밖에 팔지 않아서 어쩔수 없이 커스타드 빵과 햄치즈 크라상.
빵은 진짜 맛있었다. 커피는 플랫화이트와 카푸치노를 시켰는데 우엑.

아침을 먹고 나서 가장 급한 심카드를 사러 사내로 갔다. 모뉴먼트 역이었나 여기저기 하도 다녀서 헷갈린다. 이런 동네였다.


공항에서도 살 수 있지만 모든 리뷰에서 심카드는 공항에서 사지 말라고 해서 직접 매장 가서 샀다. EE에서 15파운드에 한달 유효 500분 통화 데이터 2기가 였던 것 같다.

심카드 사고 근처 무슨 마켓에서 점심을 먹었다. 비빔밥? 한국 가게. 근데 비빔밥이 아니라 덮밥이다. 아침 먹은 카페와 아침, 그리고 점심에 먹은 덮밥.


​​그리고 세인트 폴 성당에 갔다. 근처에 시티뱅크가 있길래 일단 돈을 좀 찾고.
성당 입장료는 일인당 18파운드였나? 내고 들어갔는데 뭐 그냥 그랬다 -_-

성당 보고 나와서 타워오브런던을 보려고 또 지하철 타고 가서 템즈강 까지 한참 걸은 후 더러운 --;; 강가를 따라 걷다가 (템즈강은 정말 더럽다. 나중에 리버버스도 한번 탔는데 구역질 날뻔)
런던 타워 도착. 시간도 늦고 돈도 아까워서 들어가지는 않고 밖에서만 구경. 그때까지 본 것들. 피곤하고 비몽사몽이라 별 감흥도 없고..
​​


​​4.

저녁엔 런던 심포니 + 머레이 페라이어 공연을 보러 가야 했기 때문에 바비칸 센터에 가서 좀 앉아 있다가 근처 식당에서 맛없는 이태리식 햄버거 --;;;를 먹고 공연을 봤다.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4번?과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이었는데, 교향곡 2악장은 거의 졸면서 봤다. 시차만 좀 적응 된 후에 봤으면 진짜 좋았을텐데, 재미는 있었지만 죽을만큼 피곤해서 =_=

런던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 뭐니해도 다양하고 질 높은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되도록 많은 공연과 전시를 보러 다니려고 생각했지만 첫날부터 공연은 좀 아닌 것 같다 --;;

Posted by 기동이오빠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