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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생활

[호주생활] 시드니에서 집 사기 - 1. 예산 잡기


0.

약 2년 반 전에 미친 시드니 집값에 대해 쓴 적이 있다.

​​미친 시드니 집값

이 글을 쓴 이후 연말 쯤 집값은 잠깐 하락했다가
불과 몇 달 후 부터 다시 또 미친듯이 오르기 시작,
미친 집값이라며 붕괴 위험에 이르렀다고 생각했던 그 때보다 무려 10-40%가 더 올랐다.

작년과 올해 상반기까지 거침없이 오르다가
두달 쯤 전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해서,
이제는 정말 시드니 집값은 더이상 오르지 않으리라 생각되는 이 시점에

집 값이 꼭대기에 다다르면 그제서야 집이 사고 싶어지는 나는 -_-;;
오래 전부터 눈독들이던
바로 옆 동네 커뮤니티 단지에 있는 하우스를 계약해 버리고 말았다.

사실 작년에 그 단지에 매물이 나왔을 때 한번 보러 갔었지만
생각보다 방도 작고 동향이라 어둡고
가격도 터무니 없이 비싼 것 같아서 안 샀었는데
결국 그 때 그 가격보다 7만불 더 줬...

어쨌든 우리가 집을 샀으므로 시드니 집값은 이제
안정세로 돌아선 것이라고 봐도 좋을 듯. -____-;;

1.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몇 집 구경도 안 해 보고 쓸 데 없이 너무 급하게 샀는데
청소나 레노베이션 할 생각도 안하고
집 비워지는 날 바로 이사를 들어오는 바람에
부엌도 살면서 고쳐야 했고
화장실은 아예 고칠 엄두도 못 내고
페인트 칠도 안하고
그냥 살 때 그대로 살고 있다.

그 때는 렌트를 살고 있었고, 렌트 기간도 3개월 남아 있어서
충분히 고치고 청소하고 들어올 시간이 있었는데,
왜 그렇게 서둘렀는지 이해 불가;;

그래도 급하게 산 거에 비하면
뒷마당 북향에 방도 넓고 단지도 좋고 꽤 괜찮은 집이라
다른 집을 돌아다녀봐도 이 집보다 안 좋은 점들만 눈에 들어오는 바람에
이번에는 집 구하는데 엄청 오래 걸렸다.

집을 먼저 팔고 새 집을 사는 방법도 있지만
(대부분 이렇게 한다)
그러다가 급한 마음에 아무 집이나 떠밀려 사게 될까봐
우리는 마음에 꼭 드는 집을 구하기 위해
살 집을 먼저 알아 보기로 했다.

(이번에 사면 은퇴할 때 까지는 살기로 굳게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신중하게 고르느라)

그리고 이사 들어 가기전에 레노베이션까지 하고
여유 있게 들어가는 걸로.

2.

그러다 보니 어마 어마한 대출을 받아야 되는데
은행 사이트에서 대출 가능 금액을 계산해 보니 금액이 모자라서
모기지 브로커를 소개받아 대출 가능 금액을 제대로 알아봤다.

브로커가 작성한 대출 신청서를 보니
생활비를 최소 금액으로 잡고 (한달 2천 5백불 정도?)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나중에 렌트로 돌리는 걸로 해서
렌트 수익까지 수입으로 잡는 방법으로
대출을 최대한 많이 받을 수 있게 해 놨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렌트로 안 돌리고 나중에 팔 거긴 하지만
팔고 나서 대출을 바로 갚으면 되니까
일단 최대 금액으로 빌리는 걸로 해서 가승인을 받아 뒀다.

​​​​* 호주는 담보 대출이 없고 순전히 수입으로만 대출 금액이 산정된다.
그래서 내가 집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대출이 더 많이 나오지는 않고, 대신 대출 위험도만 떨어지는 정도이다.

재산에 관계없이 고정 수입이 얼마냐에 따라 대출 한도가 결정되고,
집값의 최대
80% 까지만 일반적으로 대출을 해 준다.
(모기지 보험을 들고 90% 까지 대출 받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렇게 되면 좀 더 까다롭다)


모기지는 이번에 처음 받아 보는데
뭔놈의 절차가 이렇게 복잡하고 헷갈리는지,
싸인할 것도 더럽게 많고 -_-;;

게다가 세틀먼트를 너무 짧게 잡아서 론 제 때 안 나올까봐
안절 부절 + 불안 초조 + 불면 + 짜증 + 기타등등.

블로그나 카페에서 검색해 보면 집 사는 절차가 많이 나오긴 하지만
은행마다 절차가 조금씩 다르기도 하고
내 경우랑 똑같은 사례가 별로 없어서
과정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본론까지 오는 데 오래 걸렸다.. -_-;;)

3.

​​​​​예산 정하기

집을 사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예산을 정하는 것이다.

모기지 브로커를 통하거나 은행에 직접 찾아가 대출 가능 금액을 알아 봐야 하는데
위에 말했듯이 일반적으로 집값의 20% 이상을 현금으로 준비해야 하고, 나머지 80% 이내에서 대출을 알아본다.

집값의 20% 이외에도 스탬프 듀티 (등록세) 및 변호사 비용, 대출에 수반되는 각종 수수료, 페스트 + 빌딩 인스펙션 비용 등등의 현금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 중 스탬프 듀티가 어마 어마하게 비싸다.

http://stampdutycalc.com.au/nsw/

집 값이 백만불이라면 등록세로만 4만 불 넘게 내야 한다.

거기다 빌딩 + 페스트 인스펙션 7-800불 정도 + 변호사 비용 1200-1300불 + 모기지 패키지 비용 400불 정도 + 이사 비용 + 기타 등등 기타 등등 해서 집 값의 5% 정도를 추가로 준비한다고 생각하면
결국 디포짓 포함 집 값의 25%정도는 현금으로 가지고 있어야 되는 상황.

+영주권자가 아닌 외국인의 경우 추가로 8%를 세금으로 더 내야하고 FIRB (외국인 투자 심사기관) 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은행마다 이런 계산을 도와주는 사이트가 있는데,
예를 들어 커먼웰스 뱅크의 경우

https://www.commbank.com.au/digital/home-buying/start?ei=mv_home-buying

여기로 들어가면 대충 대출 가능 금액, 월별 상환액,
현금으로 준비해야 할 금액 등등을 알아볼 수 있다.

(대출 금액은 은행에 직접 찾아 가서 알아보는 게 더 정확하다)

쓰다가 글이 너무 길어져서 정작 집 사는 절차는 다음에.. -_-;;;


4.

보너스로 지난 글에 언급했던 동네들 중간값이 지금은 어느 정도 하나 봤더니

(물론 내 맘대로 어느 두 시점 간의 가격만을 비교한 것이라
실제 인상률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
그 시점 근처에 팔린 집들 기준으로 중간값이 나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분석한 데이터와는 다름)

Point Piper 9.4 M -> 데이터 없음 (최근 거래 내역 없음)

Vaucluse 3.615 M -> 4.475 M ​(23.8%)

Gordon 1.86 M -> 2.4775 M ​(33.2%)

Pymble 1.8 M. -> 2.37 M ​(31.7%)

Chatswood 1.71 M. -> 2.51 M ​(46.8% ㄷㄷㄷ)

Epping 1.44 M -> 1.833 M ​(27.3%)

Hornsby 0.94 M -> 1.334 M ​(41.9%)
​​




게다가 중간값은 작은 집들도 포함해서 계산된 거라 웬만한 4베드는 저 가격으로 사기 힘들고, 특히나 컨디션 좋은 집은 저 가격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점 ;;;

이렇게 써 놓고 보니 그 때는 거품이 아니었네 -_-;;;;

하지만 지금은 진짜 거품 맞는 듯 (그 때도 이랬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