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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생활

[호주이야기] 도서관 로맨스 -Tinder for Nerds

1.

시드니에 사는 션이라는 남자가 서큘러키에 있는 공공 도서관에 갔다.
경제 관련 책을 고르던 션은, 책 사이에 끼워져 있던 누군가의 대출 영수증을 발견했다.



빌린 책들 목록은 이랬다.

  • The secret diaries of inspirational women (영감을 주는 여자들의 비밀 일기)
  • The bitch's guide to success (나쁜년의 성공 가이드)
  • A man is not a financial plan (남자는 당신의 재무계획이 아니다)
  • 20 must ask questions for every property investor (모든 부동산 투자가가 물어봐야 할 20가지 질문) 
  • I saw your future and he's not it (너의 미래를 봤는데 그 남자가 아니야)
  • Get the guy (그 남자를 잡아라)
  • Become your own matchmaker (자기 자신의 뚜쟁이 되기)
  • The $100 startup (100달러 창업)

션은 이 영수증의 주인이 분명 "강하고 성공한 독신 여성" 일 거라고 생각했다.

책장 목록이 그 사람의 성향이나 그 당시의 상황을 말해준다고 생각한 션은,
그 영수증의 주인은 아마도 이별을 했거나 다시 돌아가고 싶어하는 한편,
노후 자금을 모으고 있는 중일거라고 추측하며 혼자 재밌어 하다가
이 사진을 Triple J Hack 팀에 보냈다.

그리고 Triple J Hack 팀은 이를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렸다.

2.

바네사는 페이스북을 보다가 뉴스피드에 떠다니는 것을 보고 깜놀했다.
자신의 대출 영수증 사진이 온라인에 공유되고 낯선 사람들이 댓글을 달고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책장 목록을 보며 책들이 자신에 대해 무엇을 말해 주는지 돌아보기도 하고
바네사의 책 선정에 비슷한 자극을 받기도 했다.

어떤 사람은 
"내 책장으로 판단하건대 나는 현실 감각이 떨어지고 현실도피적이며, 영화를 매우 좋아함",
또 어떤 사람은 
"사이코패스를 배변훈련 시키는 중이고 맨 부커상에 신경쓰는 척 함" 이라고 했다.

3.

    두달 전, 대학생인 바네사는 그동안 질질 끌고 있던 논문을 작성하는 데 필요한 책을 빌리러 서큘러키의 도서관에 갔었다.

    엉망진창이 된 연애에서 헤어나오고 있는 중이었던 바네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relationships 구역에서 서성이다가,
    서가에 꽂힌 책들의 제목에 고무되어 독립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며 책을 한 무더기 골랐던 것이다.

    4.

    훌륭한 라디오 쇼 답게 (...)  Hack 에서는 션과 바네사에게 전화를 걸어 서로를 소개시켜줬다.

    진행자인 톰 틸리가 막 서로 만나보라며 부추기고

    급기야 션이  
    "Maybe I can be her finance plan" (이 멍청아 그게 아니지) 이라고 하자,

    진행자가 "그거 아니라니깐", 
    청취자들은 "I saw her future and he's not it" 
    이라며 야유하긴 했는데

    서로 맘이 없지는 않은 듯 약간 간 보며 썸타는 분위기가 진행됐다.

    톰 틸리가 게스트로 나왔던 다른 남자를 가리키며 "쟤 토할려고 함" 이라고 하자
    그 게스트는 "역겹다" (농담) 며 
    "뭔놈의 진행자가 뚜쟁이 노릇을" 하냐고 비난 (오래돼서 까먹었는데 그런 뉘앙스).

    어쨌든
    잘 됐으면 좋겠다~~


    (본문 대부분은 아래 링크에서 베낀 것임)